"애플 너마저"…코로나19 글로벌 경제 위협 수면위로

'대장주' 애플의 경고에 시장 얼어붙어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충격파 가시화
낙관론 지배하던 시장에 비관론 불쑥
미국채 장단기 금리 다시 역전
한국, 1%대 성장률 조정 잇따라
  • 등록 2020-02-20 오전 1:19:55

    수정 2020-02-20 오전 1:19:55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김정남 기자] “애플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미국 투자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CNBC에 출연해 “애플과 그 공급업체들은 코로나19가 중국 내 생산과 수요를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1.8% 넘게 급락했고 그 여파로 증시 전체는 약세였다. 그는 ‘공급망(서플라이체인) 타격’을 수차례 언급하며 “센 펀치(gut punch)를 맞았다”고 했다. 아이폰과 맥북 등을 만드는 중국 위탁생산업체들은 물론이고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줄줄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동시에 애플뿐 아니라 다른 IT 공룡들도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베일 가려졌던 코로나 쇼크 가시화

베일에 가려져 있던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글로벌 대장주’ 애플마저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FAAMG(페이스북·아마존·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으로 불리는 5대 초대형 IT기업(시가총액 상위 5대기업)를 제외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0% 성장에 그쳤다. 지난 13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의 397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다. EPS는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이익을 많이 내는 우량주일수록 통상 EPS가 높다.

지난해 4분기 FAAMG을 포함한 S&P 기업의 EPS 성장률은 2%로 나타났다. 5대 IT 공룡만 따로 산출할 경우 16%로 파악됐다. 극소수의 초우량주가 증시 강세 랠리를 이끌었다는 뜻이다. 실제 대형주 중심의 S&P 500이 아닌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의 경우 EPS 상승률은 -7%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감안했다”며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망치로 630억~670억달러(약 75조~80조원)를 제시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같은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애플 뿐 아니라 다른 IT 공룡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태지역 침체 우려도…韓 1%대 성장률 전망 잇따라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에 휩싸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5.89포인트(0.56%) 하락한 2만9232.19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은 2013년 이후 약 7년 만에 1600달러를 넘어섰고, 달러 인덱스도 종가기준 2017년5월 이후 약 2년9개월만에 최고치인 99.437까지 상승했다. 미국채 3개월물(1.5765%)과 10년물(1.5619%) 금리는 다시 역전했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진다. 기간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은 것이 정상이다.

주요 전망 기관들도 경고음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글로 신용평가사 S&P는 19일(싱가포르시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아태국가 공급망 불안이 2분기까지 이어지면 전면적인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의 현금 흐름 부담뿐 아니라 신용도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양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아시아의 신용 여건이 성장 모멘텀의 둔화, 지속적인 무역정책 불확실성, 정치적 논쟁의 격화 등으로 인해 부정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경제의 충격은 가시화하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의 생산과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지금까지 컨테이너 물동량이 35만개 이상 감소해 선박업체들은 매주 3억5000만 달러(약 41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성장률 하향 전망이 이어지면서 1%대 전망도 속출하고 있다. 노무라증권(1.8%), 무디스(1.9%), 캐피털이코노믹스(1.5%) 등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국내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경제에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소 추상적인 걱정이 오갔는데, 애플의 발표 이후 실물경제 충격을 서서히 체감하게 된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푸는 유동성만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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