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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온라인 상에서 의장국인 이탈리아가 주재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고집해 온 디지털세 적용 제외 입장을 철회했다.
앞서 트럼프 전 행정부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세계 각 국이 디지털세를 제정하고 시행하기 시작하자 관세 보복으로 맞섰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합의안을 만들기로 약속했지만 미국이 적용 제외를 주장하면서 논의는 난항을 겪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대화 중단을 선언하자 사실상 논의가 멈춘 상태였다.
이날 미 재무부 관계자는 “옐런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이 같은 주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했던 다니엘레 프랑코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미국이 새로운 입장을 표명한 것은 매우 중요하며 (디지털세) 합의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디지털세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인 만큼 올 중반까지 합의안 도출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오는 7월에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는 디지털세 도입 합의를 위해 넘어야할 관문들이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적용 제외 입장을 철회한 것이, G20 차원에서 공통의 최저세율을 설정해 자국 내 법인세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어느 선까지 디지털세 도입에 동의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이날 G20 장관들은 “세계 경제가 아직까지는 취약하고 불안정하다”는 인식에 공감하면서 재정과 통화정책에서의 부양기조를 조기에 철회하지 않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