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열전]검사와의 대화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설전'

김영종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 등록 2015-11-30 오전 7:00:00

    수정 2015-11-30 오전 7:00:00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정보통신(IT)기술의 발달로 신종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현실에서 벌어지던 범죄가 사이버 세상에서 옮겨간 지 오래다. 기업이 보유한 첨단 기술을 훔치는 ‘산업 스파이’ 범죄도 급증추세다.

검찰은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내 ‘컴퓨터수사부’를 2005년 2월 ‘첨단범죄수사부’로 이름을 바뀌고 역량을 강화했다.

김영종(49·사진)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특수통’으로 첨수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김 차장검사는 2012년 첨수1부에 재직할 당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협력업체 직원을 적발했다. AM-OLED는 휴대전화, TV, 태블릿 등에 쓰이는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최신 기술이다.

김 차장검사는 첨단장비와 직원을 동원해 토익(TOEIC)이나 텝스(TEPS) 등 영어어학능력 공인시험 문제를 빼돌려 학원생을 유치하는 데 활용한 해커스학원의 불법행위도 적발했다. 검찰 안팎에선 저작권 침해행위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대표적인 사건이다. 김 차장검사는 해커스어학원 대표이자 사주인 데이비드 조(David Cho)씨가 겸직이 금지된 국립대 교수인 조동인(57) 충남대 영문과 교수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 차장검사는 증권 범죄 수사에서도 발군의 수사 실력을 선보였다. 코스닥 상장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법무법인에 에스크로(Escrow)한 주권(주식)을 빼낸 일당을 잡았다. 에스크로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3자가 중개하는 거래 보호 서비스다. 에스크로를 담당한 법무법인은 M&A 브로커 요청을 받고 에스크로를 요청한 기업의 주식 125만여주(시가 약 65억원)를 무단으로 반출했다.

2003년 평검사였던 김 차장검사는 이완규(54)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와 함께 ‘전국 검사와의 대화’에 나서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차장검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직전 당시 고(故) 이병기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넣었던 사실을 지적했다.

김 차장검사는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찰총장 선출 제도를 무시하는 행동은 법치주의 근간을 망각하는 행위”라며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에게 뇌물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며 청탁 전화를 넣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김 차장검사 발언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말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원도 정선 출신인 김 차장검사는 건대사대부고를 졸업하고 1988년 한양대 법대에 입학했다. 김 차장검사는 대학 졸업 무렵인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23기를 수료했다.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법조계 생활을 시작해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을 거쳐 올 2월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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