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주변보다 싼 뉴스테이 쏟아진다… 고척·개봉 임대시장 '긴장'

구로구, 남부교정시설 부지 사업계획 승인
2205가구 민간임대·쇼핑몰·공원·행정타운 조성
초기 임대료, 주변 시세의 90~95% 수준 책정
"임대물량 쏟아져 인근 월세 시세하락 불가피"
  • 등록 2017-12-18 오전 5:30:00

    수정 2017-12-18 오전 5:30:00

옛 영등포교도소·구치소 부지에 들어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단지 조감도. LH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 구로구 개봉·고척동 일대에 위치한 옛 영등포교도소·구치소 부지 개발사업이 10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다. 최근 사업 승인을 받아 내년 초 본격 착공에 나선다.

옛 영등포교도소·구치소 부지는 서울시내 최대 규모인 2200여가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뉴스테이) 단지와 쇼핑몰, 공원, 행정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지난 60여 년간 지역 주민들로부터 외면받아온 구로구 내 기피시설 부지가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공성 강화한 서울 최대 ‘뉴스테이’ 들어서

업계에 따르면 구로구는 지난 12일 현대산업(012630)개발 컨소시엄(현대산업개발·동부화재(005830)해상보험·교보생명보험·흥국화재(000540)해상보험·대한토지신탁)이 추진 중인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건설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옛 영등포교도소·구치소는 지난 2월 이미 철거됐지만 올해 새로 시행된 교육환경평가 등 각종 심의 등을 거치느라 사업 승인이 늦어졌다. 내년 초 착공해 오는 2021년 준공 예정이다. 시공은 현대산업(012630)개발이 맡았다.

이곳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2205가구(전용면적 64㎡ 1293가구, 79㎡ 912가구)와 대형 쇼핑몰, 연도형 상가(스트리트 몰), 공원이 조성된다. 구로구가 추진하고 있는 제2행정타운으로 보건지소·도서관·보육시설·구로세무서 등도 들어선다. 단지 주변에는 거주자와 방문객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을 조성해 지역 예술가 및 재능 기부자 유치,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 등으로 수준 높은 문화예술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의 공공성을 강화해 새로 선보이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이 주택의 초기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90~95% 수준에서 책정된다. 공급 물량의 20% 이상은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지원 계층에게 특별공급된다. 특히 이들에게는 시세 대비 70~85% 수준의 임대료가 적용된다. 입주민은 최소 8년간 임차해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은 연 5% 이내로 제한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업부지와 개봉역간 거리가 500m 이내인데다 경인로 및 경서로와 인접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되면 구로구 주거·상업·문화·행정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교통량 집중과 관련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교통영향평가를 거쳐 기존 도로 6곳을 확장·개설하고 노선을 변경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물량 대거 풀려..월세 가격 하락 불가피

지역 주민들은 옛 영등포교도소·구치소 부지 개발로 주변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일반분양아파트가 아닌 임대주택 단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2200가구 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고척·개봉동 일대 임대차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월세 시세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현재 사업부지 인근 아파트 임대료 시세는 전용면적 84㎡ 기준 보금 5000만~1억원에 월세 100만~120만원 정도다.

고척1동 H공인 관계자는 “임대료 상한 등을 적용받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한꺼번에 입주하면 주변 민간 주택 월셋값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만큼 인근에 거주하는 상당수 세입자들이 이 단지에 관심을 가질 게 뻔하다”고 말했다.

1949년 지어진 영등포교도소·구치소는 주변 주민들의 거듭된 민원으로 2007년 11월 법무부와 구로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간 기존 시설 이전 및 부지 복합개발 협약이 체결되면서 개발 기대감이 피어났다. 이후 교정시설은 2011년에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LH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영등포교도소·구치소 부지에 분양주택 사업을 추진했지만 당시 부동산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차례 무산됐다. 옛 영등포교도소·구치소는 철거도 되지 않은 채 흉물로 남아 주민 불편이 계속돼왔다.

그러다 작년 4월 정부가 토지 임대부 기업형 임대주택을 이 부지에 도입하기로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고 두달 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대발 컨소시엄이 지난 4월 구로구에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존 뉴스테이 정책이 손질됐고 공공성을 강화한 새로운 모델이 확정되면서 마침내 지난주 최종 사업 승인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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