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결국 청약시장을 ‘현금 부자만의 리그’와 ‘현금 부자가 아닌 자의 리그’로 이분화하는, 왜곡된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청약제도가 개편하기 전, 1주택자가 갈아탈 수 있는 마지막 서울 강남권 ‘로또’ 단지로 꼽혔던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이 대표적이다. 청약 결과,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면적 59㎡의 청약 가점 최저점이 무려 74점에 달했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35점 △저축기간 17점 등 총 84점을 만점으로 한다. 부모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의 경우 무주택자 기간이 15년을 넘고 청약통장을 15년 이상 보유했더라도 청약 가점이 69점인 점을 고려하면 74점은 상당히 높은 점수다.
최근 급등한 이후 조정기에 접어든 주택시장을 고려하면 사실상 청약이 내 집 마련의 유일한 통로로 통하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9억원 기준’이 외려 무주택자가 누구나 선호하는 ‘좋은 집’ 마련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 정책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