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가 뜬다]②‘불황? 지갑 여는 곳은 따로 있다’

가치는 유지하되 가격은 낮춘 브랜드 인기
백화점 업계, 편집숍 등 통해 발빠르게 대응
  • 등록 2012-10-15 오전 8:03:00

    수정 2012-10-15 오전 11:40:44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는 최근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홍대나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유명한 스트리트 브랜드들을 대거 영입했고,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기존 브랜드 절반을 갈아치웠다.

롯데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편집매장 ‘바이 에 토르’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004170) 강남점도 지난해에 이어 최근 리뉴얼을 시도했다.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 주목하던 신세계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치소비’를 염두에 두고 리뉴얼 콘셉트를 잡았다. 한때 유행하던 디자이너 부띠끄 자리에는 20~30대가 선호할만한 브랜드로 해외 다양한 메스티지(Masstige) 브랜드를 가져와 편집숍으로 꾸몄다.

가치소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불황이다보니 과거처럼 ‘가치’만을 위해 큰 돈을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되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다.

매스티지와 SPA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주요 백화점들이 매장 리뉴얼의 포인트로 초고가 명품 대신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앞세우는 것도 소비자들의 변화된 쇼핑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매스티지와 SPA 브랜드는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LVMH(루이비통)과 에스티로더의 주가는 70~100% 정도 상승했다. 이에 비해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과 에이블씨엔씨(미샤)의 주가는 각각 200%, 2600% 올랐다.

기존 명품과 품질은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가격을 낮춘 상품을 내놓은 기업들의 주가가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그만큼 장사를 잘했거나 사업이 더 잘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백화점업계가 이를 놓칠리 없다. 그간 백화점들은 명품이 먹여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 의존도가 컸다. 하지만 자기만의 멋을 낼 수 있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니클로, 자라, 갭 등 중저가 SPA 브랜드와 여러 브랜드를 한데모은 편집숍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에 따르면 올해(1~9월) 글로벌 SPA 브랜드 매출은 전년대비 37% 늘었다. 롯데가 직접 운영하는 ‘훌라’, ‘제이프레스’ 등 매스티지 매장의 매출 신장률도 17.7%를 기록해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을 훨씬 웃돌았다. 롯데는 여기에 자체 편집매장인 ‘바이 에 토르’를 통해 해외 유망 브랜드와 세컨 브랜드를 10~20% 가량 저렴하게 선보이는 등 판매 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지난 10월 수입 브랜드 편집매장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를 오픈했다. 천호점은 멀버리, 낸시곤잘레스 등을 신규로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 뿐만 아니라 식품과 생활용품에도 가치소비 개념을 도입했다. 신세계가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영국의 식품 브랜드 ‘웨이트로즈’ 매장의 모습.
신세계는 ‘칩먼데이’, ‘수퍼드라이’ 등 수입 패션 브랜드의 성공에 주목하고 있다. ‘칩먼데이’는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15%, ‘수퍼드라이’도 매출이 매년 25% 가량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영국의 식품 브랜드 ‘웨이트로즈’와 생활용품 브랜드 ‘존 루이스’를 선보이는 등 가치소비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임태혁 신세계 패션기획팀 팀장은 “불경기로 소비심리는 움츠러들었지만 좋은 품질과 만족도가 높은 상품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가 백화점의 매출 지표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가치소비가 뜬다]①프라다를 버리고 나만의 가치를 찾다
☞[가치소비가 뜬다]③소비양극화..'명품이거나 실속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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