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두달이 지났지만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이를을 바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개명작업’은 첫 발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다. 명칭을 바꾸려면 정관 변경을 위한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총회를 주관해야 하는 ‘경영이사회’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경영이사회’는 대기업 총수들이 참여하던 기존 회장단회의를 대신해 전경련의 주요 의사결정을 맡는 조직이다. 자금 집행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각종 현안을 처리하는 역할이 주업무다. 전경련은 주요 회원사의 전문경영인과 외부 명망가 등으로 경영이사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사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진행이 더딘 상태다.
경영이사회 구성이 마무리된다 해도 당분간 전경련이 정관 변경을 위한 총회 날짜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각’이라는 외부요인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련’으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선 전경련이 변경된 정관 내용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승인받아야 하는데, 개각을 앞둔 산업부가 승인을 뒷전으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 안팎에서는 산업부가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경련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산업부 승인을 따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자칫 승인 과정에서 전경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질 경우 ‘설립허가 취소’ 등이 거론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