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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육방송 EBS와 교육 콘텐츠 기업 스쿨잼이 초등학생 2017명을 대상으로 ‘닮고 싶은 인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1인 크리에이터 ‘도티’(나희선)가 4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1위는 김연아가 차지했으며, 2위는 유재석·세종대왕, 5위가 이순신 장군이었다.
도티는 유튜브 게임전문 채널인 도티TV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로 구독자만 240만 명(유튜브 기준)이 넘는다. 그는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방송국 PD를 꿈꾸다 재미삼아 시작한 유튜브로 1인 방송이 직업이 됐다. 지금은 직원 100여명을 거느린 회사의 대표가 돼 있다.
도티의 유명세는 최근 10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동영상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스미디어의 ‘2018 XYZ 세대 디지털 미디어 이용행태’ 리포트를 살펴보면 Z세대(13세~24세)의 46.5%가 1인 방송을 시청했다. Y세대(25세~39세)는 23.6%, X세대(40세~59세)는 10.5%에 불과했다. 평균 모바일 동영상 시청 시간도 약 80분으로 10대가 다른 세대보다 2배가량 길었다.
온라인 동영상 시장은 소비자가 곧 생산자인 독특한 시장이다. 실제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올해 7월 15세에서 34세 사이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회가 된다면 1인 방송을 해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57.6%에 달했다. 또 올해 1인 방송 콘텐츠를 생산했다는 응답도 26.4%로 나타났다. 인플루언서는 콘텐츠를 올리는 데 제약이 없는 등 시장 진입 문턱이 낮다.
실제 일찍이 인플루언서의 길에 접어들어 유명스타가 된 이들이 적지 않다. 신서은(4세·구독자 237만명), 이보람(5세·구독자 305만명), 나하은(9세·구독자 234만명) 등이 대표적으로 모두 열 살도 안 된 어린 나이에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독자 57만명을 확보한 박막례(71세) 할머니처럼 고령의 인플루언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플루언서 세계에서 인기 스타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고양이를 전면에 내세운 크림히어로즈와 꼬부기아빠는 각각 구독자 180만명, 32만명을 확보했으며 인절미 강아지는 인스타그램에서 80만여 명의 구독자를 끌어 모았다.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요즘 아이들이 말을 배우기 전부터 접하는 미디어가 온라인 동영상”이라며 “그런 만큼 그 어떤 미디어보다 친숙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누구나 원하면 할 수 있다는 점도 유튜브 스타,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사회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