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 읽는 증시]<1>신세계푸드, 최저임금 인상부담 적절할까

  • 등록 2017-10-01 오전 8:18:25

    수정 2017-10-01 오전 9:51:58

최근 석 달간 신세계푸드 주가 추이


주가는 회사의 미래가치와 과거가치를 종합해 정해집니다. 만약 우려와 기대 등 미래가치만 주가에 반영된다면 주식시장은 지금보다 불안정할 겁니다. 미래는 예측의 영역이고 예측은 변하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기업의 실적 등 현재가치만 주가에 반영된다면 시장은 역동성을 잃게 될 겁니다. 회사 순위 매기기나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는 이미 벌어진 과거 즉, 회사의 재무제표를 통해 주가의 한 단면이라도 정확히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습니다. 미래를 짚지 않는다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과거도 주가의 명백한 한 축이란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이 시장을 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16.4%, 그리고 -17.6%

지난 7월1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지난해대비 16.4%를 올렸고 그 다음 날부터 시작된 급식업체 신세계푸드 주가 하락은 17.6%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7일 정부가 대기업 단체급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신세계푸드 주가는 더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약 석 달 만에 주당 17만7500원에서 12만8500원이 됐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최저임금은 내년부터 적용되고 대기업 규제도 당장 시행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엔 미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낙폭이 “과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최저임금 탓에 ‘100억원’ 부담?

신세계푸드의 주가 하락엔 나름의 근거가 있습니다. 신세계푸드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1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게 아니냐 것인데요. 사실이라면 신세계푸드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됩니다. 신세계푸드의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이 약 200억원인데 이에 절반에 해당하는 큰돈을 최저임금 인상분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죠.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익의 5할이 최저임금 인상분으로 빠져나간다면 회사는 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얘기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100억원 설’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루머는 신세계푸드 전체 정규직 연간급여에 최저임금 인상률을 곱한 액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세계푸드가 반기보고서를 통해 밝힌 올 6월 30일 기준 정규직 연간급여 총액은 663억원입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률 16.4%를 적용하면 108억원이 됩니다. 100억원 설은 이렇게 해서 나오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단순한 계산입니다.

월급 기준 내년도 최저임금은 157만 3770원입니다. 16.4% 인상은 이 금액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 직원들에게만 적용됩니다. 신세계푸드 전 직원이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일 리가 없겠죠.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전 직원 4600명 가운데 1500~1800명 정도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 구간에 들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증가분은 전 직원의 약 30% 정도가 적용을 받으니 108억원의 3분의 1, 36억원일까요? 이 역시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직원 월급은 직원 평균 월급보다 적을 것이고 이에 따라 실제 인상 금액도 많지 않을 테니까요.

HMR사업 등으로 실적 호조…“감당할 수준”

그렇다면 신세계푸드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부담해야 할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요. 아쉽지만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완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서입니다. 기계 자동화를 통한 인력 감축, 제품 가격 인상 등입니다. 이같은 대응책이 최저임금 인상 금액의 일정 부분을 상쇄시키는데, 현재로선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도급계약을 맺은 하청업체와 재계약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도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현재 최저임금 인상 대응책을 설계하고 있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면서 “분명한 건 100억원은 터무니없이 높은 숫자이고 실제 액수는 훨씬 적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신세계푸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부담액이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회사 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세계푸드 손익계산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매출액이 2014년 5668억원에서 2016년 9121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같은 기간 82억원에서 225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42억원에서 156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도 각각 1.3%→1.6%로 0.6%→1.1%로 증가했습니다. 영업의 효율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같은 호실적은 가정식 대체식품(HMR) 사업의 성공과 맞물려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식품유통 부문에서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23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수치입니다. 해당 부문의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43.39%로 전년 동기대비 3.78%포인트 증가해 매출기여도 또한 높아졌습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HMR사업이 꾸준히 잘 되고 있고 이익률도 계속 증가하는 등 충분히 감당할 수준일 것”이라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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