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시진핑, 사드 언급했지만 ‘쌍중단·원유중단·3불’은 의도된 침묵(종합)

7월 독일·11일 베트남 이어 세 번째 정상회담
2시간 15분간 허심탄회한 대화…사드 원론적 언급
“한중 정상, 이슈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동 인식”
  • 등록 2017-12-15 오전 6:00:00

    수정 2017-12-15 오전 6:00:00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7월 독일 베를린, 11월 베트남 다낭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예상시간보다 1시간 더 많은 2시간 15분 가량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제3차 정상회담은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이른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최악으로 치달았던 양국관계를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북핵문제 해법인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및 한미군사훈련의 동시중단), 중국 측이 이른바 ‘10.31 합의’ 이후 추가 조치로 요구해온 3불 원칙(사드 추가배치 반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비추진), 우리 측이 중국에 요구할 것으로 관측됐던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라는 3대 민감 화두가 사라졌다. 문제를 완전히 봉인했다기보다는 한중 정상이 해빙무드를 맞은 양국관계의 걸림돌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의도된 침묵’을 선택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중 정상간에 그 문제가 또다시 이슈화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동의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중 정상, 사드 문제 제기보다는 사태 악화 방지 위해 현상유지 차선 선택

우선 사드문제는 이날 회담 의제에 올랐지만 이른바 ‘10.31 합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중 양국이 사드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분명한 만큼 이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은 ‘현상유지’라는 차선을 선택한 것.

시진핑 주석은 사드 문제와 관련, 중국 측 입장을 재천명하고 “한국 측이 이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와 관련, “좌절을 겪으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고,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를 잘해 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이른바 ‘10.31 한중 관계 개선’ 관련한 양국간 협의 결과를 평가하면서 “양국 중대 관심사에 대한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사드 문제의 봉인을 희망하는 문 대통령 앞에서 시 주석이 △사드추가 배치 반대 △미국 미사일방어체제 편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미추진 등 이른바 3불 원칙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것이라는 최악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시 주석은 3불 원칙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기보다는 ‘적절히 처리’라는 외교적인 화법을 구사하며 추상적인 표현을 선택했다.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 역시 사드 경제보복에 대해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기보다는 “양국간 일시적 어려움도 오히려 역지사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희망하면서 실질분야 협력 확대와 한중 양국의 운명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한중 정상, 북핵문제 관련해 한반도 전쟁불가 포함한 4대 평화원칙 합의

북핵해법과 관련해서도 한중 양국은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우선 우리 측이 거론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한다는 차원의 발언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쌍중단 해법 역시 거론되지 않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쌍중단에 대해 한중 양국의 입장이 같다고 발언하면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이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은 중국 측이, 쌍중단 해법은 우리 측이 다소 껄끄러워 하는 부분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라는 불법과 한미 군사훈련이라는 합법을 교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중 정상은 차이를 노출하기보다는 최대한의 공통분모를 선택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확보를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이 북핵위기 때마다 강조했던 ‘한반도 전쟁 불가론’이 포함됐다. 양 정상은 △첫째,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둘째,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셋째,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넷째,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

이밖에 전화 통화, 서신 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해 정상간 ‘핫라인(Hot Line)’을 구축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의 활성화에도 합의했다.

국빈만찬 ‘별들의 향연’, 김연경·송혜교·추자현 등 한류스타 총출동

한편 이날 정상회담 종료 이후에는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시 주석 내외 주최로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국빈만찬과 ‘한중 문화교류의 밤’이 이어졌다. 이번 국빈만찬에는 우리 측에서 공식 특별수행원 외에도 국내 주요 대기업 및 IT, 바이오, 문화산업 관련 유망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특히 한중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문화·체육계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상하이 프로팀으로 이적해 활약 중인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인공으로 중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배우 송혜교, 한중 연예인 커플로 유명한 추자연·우효광 부부가 참석했다. 앞서 송혜교와 엑소(EXO) 멤버인 시우민, 백현, 첸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참석 행사에 깜짝 등장해 타징 행사(징을 쳐서 액운을 쫓는 것)에도 참석하는 등 문 대통령의 국빈방중 일정 도우미로 나섰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방중 사흘째인 15일 오전에는 북경대학에서 연설을 한 뒤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주요 지도자를 면담한 뒤 충칭으로 이동한다. 방중 마지막날인 16일 오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다. 이어 한중 제3국 공동 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한 뒤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회동을 가진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충칭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3박 4일간의 강행군을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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