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뛰는 물가에 한숨…"추석인데도 힘들다"는 시장 상인들

추석 연휴 전 마지막 휴일, 전통시장에 모여든 인파
방역수칙 철저…상인들 “평소 대목보다 매출 적어”
치솟은 과일·채소 물가 걱정…‘비대면 거래’ 진출도
  • 등록 2020-09-29 오전 12:02:00

    수정 2020-09-29 오전 12:02: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통시장에 모처럼 사람이 몰려들었지만, 시장 상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을 찾는 이들이 많이 줄어든 탓이다. 연이은 태풍과 오랜 장마로 차례상 물가마저 오르면서 상인들은 “먹고살기 힘들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랜만에 북적인 시장…상인들 “예년에 비해 아쉬워”

추석 연휴 전 마지막 휴일인 27일, 서울 시내 여러 전통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오랜만에 북적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발길이 뚝 끊겼던 지난달 초 시장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후가 되자 골목마다 오가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고, 인기 점포엔 줄이 늘어서면서 시장 전체엔 모처럼 활기가 도는 듯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도 가격 흥정을 하는 상인과 손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시장 곳곳엔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는 문구가 내걸렸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상인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꼼꼼히 착용하고 있었다.

시장 상인들은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모습에 반색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과물을 판매하는 박모(64)씨는 “추석이 며칠 안 남아서 손님이 몰린 것 같은데 정말 오랜만에 바쁘다”면서도 “명절 대목이 1년 중 가장 매출이 좋은 때이지만 평소 추석 대목과 비교하면 올해 매출은 정말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떡집을 운영하는 A씨 역시 “추석이라 송편을 찾는 손님이 많아서 평소보다 송편을 더 빚고 있다”면서 “올해는 가족끼리 덜 모여서 그런지, 송편을 한 상자씩 사가던 손님들도 올해는 작게 포장된 송편만 찾는다”고 토로했다. 인근 전집에서도 “매년 매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줄어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에 ‘마스크 의무 착용’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치솟은 물가에 ‘한숨’…일부는 비대면 판매 진출

상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데 올해 여름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과일, 채소 등 물가가 부쩍 올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배추, 시금치, 사과 등 차례에 쓰이는 작물 대부분 가격이 높게는 2배, 낮게는 10% 이상 올랐다. 차례상을 준비하고자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당황스러워하긴 마찬가지다.

서울 양천구의 한 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양모(58)씨는 “가격이 비싸면 손님들도 평소보다 양을 줄여 적게 사간다”면서 “게다가 손님들이 너무 비싸다고 여기면 아예 안 사갈 수도 있어 그만큼 우리도 이윤을 적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팔면 실제로 남는 건 별로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상인들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받아 상품을 배송하는 등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손님들이 스마트폰으로 전통시장에서 쉽게 장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에 가게를 등록해뒀는데, 최근엔 매출이 제법 나오는 편”이라면서 “반찬을 샀던 고객들의 평가도 바로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통시장에서의 명절 소비를 촉진하고자 지난 21일부터 온누리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25일부터는 시장 상인들을 비롯한 일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새희망자금도 지급하고 있는데, 대상에 속하는 소상공인들은 오는 28일까지 신청해야 추석 연휴 전에 새희망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