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전쟁]‘육아빠’ 정우열 원장 "아빠육아의 최대 수혜자는 아빠"

4년 전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육아를 경험
'육아의 맛'을 알고나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많아질 것
"아빠육아 활성화 위해선 아빠들만의 커뮤니티 많아져야"
  • 등록 2015-12-07 오전 7:00:00

    수정 2015-12-07 오전 9:08:47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아빠 육아의 최대 수혜자는 아빠 자신입니다. 아빠가 ‘육아의 맛’을 알게 되면 아빠는 자발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게 될 거예요.”

서울 강남구에 있는 생각과느낌의원에서 만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우열 원장은 “아빠 육아의 장점을 아이 정서발달 또는 엄마의 부담 완화 등에서 찾으면 안된다”며 “아빠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두 아이의 주 양육자다. 첫딸이 태어났을 때 직장을 옮기기 위해 잠시 집에서 쉬고 있었던 탓(?)에 9개월간 엄마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아빠 육아에 관심을 두게 됐고 자신의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육아빠’로 유명한 파워블로거가 됐고, 지금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다양한 아빠육아 행사에 불려다니고 있다. 그는 지금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정 원장은 “우연한 기회에 육아를 시작했는데 아이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나니 육아를 놓을 수가 없다”며 “아이가 나만 바라보고 엄마보다 나를 더 찾을 때 느껴지는 친밀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밀감을 한번 느낀 아빠는 자발적으로 육아에 참여한다”며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당연히 도움이 되고 엄마도 부담이 줄어 아이에게 더 잘한다”고 덧붙였다.

아빠육아를 활성화하려면 아빠 커뮤니티가 늘어나야 한다고 정 원장은 제안했다.

그는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가 생각보다 많다”며 “육아휴직을 낸 아빠는 3500명에 불과하지만 직장을 그만둔 아빠, 자영업 하는 아빠, 이직을 앞두고 잠시 집에서 쉬는 아빠 등등 14만명은 가정에서 주 양육자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지만 여전히 아빠육아 문화는 낯설다”며 “아빠육아를 활성화하려면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빠들만의 커뮤니티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는 산후조리원 동기부터 시작해 육아관련 정보를 나눌 커뮤니티가 많다. 커뮤니티는 다양한 순기능이 있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반면 아빠들은 엄마들과 달리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산책하거나 집 근처 카페에 가도 불편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정 원장은 “집에서 아이와 둘만 있으면 대다수 아빠는 외로움을 느낀다”며 “대화할 상대가 없고 육아 관련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볼 사람도 없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위해 의욕을 갖고 아빠육아를 선언했다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빠가 적지 않은 이유다.

아빠를 위한 육아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체득한 정 원장은 가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빠들과 아이 동반 모임을 한다. 수영장과 놀이동산 등지에서 함께 만나 시간을 보낸다.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육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며 “아빠가 아이들과 밖으로 자주 나올수록 아빠육아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의 두아이는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찾는다. 아이들과 친밀감을 느낀 아빠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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