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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일랜드는 영국을 제외하고 유럽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본토에서 영국보다 더 멀리 떨어진 섬나라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사업하는 글로벌기업들은 시장 접근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는데, 아일랜드는 비행기가 아니면 유럽 본토와 연결하기가 힘듭니다. 영국도 물론 섬나라지만 일찌감치 유럽 주요 도시를 촘촘히 잇는 저가 항공편과 더불어 런던과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잇는 고속철도를 깔고, 효율적인 행정, 통신, 초고속 인터넷 환경 등으로 무장해 글로벌 기업들이 런던에 유럽 거점을 두고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인했죠. 이에 비하면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인프라는 한참 못 미치고요. 그나마 낮은 법인세율로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기술(IT) 기업들에게 어필해 이들의 유럽 본사를 유치하면서 유럽 테크 허브로 입지를 다지고 있었죠.
아일랜드는 영국과 법이나 규제 체제, 문화가 비슷하고 영어권이라는 점이 유럽에서 영국을 대체해 사업하기에 좋은 여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내에서도 유명한 낮은 법인세도 기업이 활동하기에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고요. 그리고 아일랜드로 기업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 대부분이 아일랜드 내에서도 사업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더블린을 고려하고 있고요. 이미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한 곳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현재 인력 700명 수준인 더블린 사업부문을 런던 인력 4500명의 일부 이전 등으로 크게 확대하면서 유럽 거점을 런던에서 더블린으로 옮긴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 역시 지난 3월 더블린에 1000여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빌딩을 매입하면서 더블린 사업 부분 확대 수순을 밟고 있고요. 글로벌 보험회사 XL그룹, 영국 로이즈은행 보험사업 부문도 유럽사업 거점을 더블린으로 옮긴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또한 새로운 유럽 허브로 더블린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결과적으로 몰려드는 유학생과 연구인력의 가치 창출, 소비 등으로 경제기여효과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뱅크오브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1%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8%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4년 연속으로 유로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아일랜드 경제가 브렉시트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