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온 편지-브렉시트 위너는]③'변방' 아일랜드 더블린의 도약

  • 등록 2017-10-02 오전 6:00:00

    수정 2017-10-02 오전 6:00:00

[런던=이데일리 이민정 통신원] 브렉시트로 금융, 교육 허브 등으로 영국 런던의 매력이 감소하자 이 기능들을 대체할 곳으로 새로운 도시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민정 통신원이 브렉시트 이후 주목받는 도시 ①프랑크푸르트 ②암스테르담 ③더블린의 매력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주]

더블린 금융지역. 출처=아이리시타임즈
영국 서쪽 섬나라 아일랜드공화국은 무려 800년간 영국 지배를 견디고 피나는 투쟁 끝에 20세기 중반에 와서야 비로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달성했습니다. 아일랜드공화국은 유로화를 쓰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아일랜드섬 북부 일부 지역인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령으로 파운드화를 쓰고 있고요. 분단국가라는 측면에서 남북한 관계와 비슷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일랜드공화국과 북아일랜드는 카톨릭-영국 성공회로 갈린 종교 갈등은 여전히 남아지만 정치경제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처럼 군사적으로 도발하거나 갈등하는 일도 크게 없죠.

사실 아일랜드는 영국을 제외하고 유럽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본토에서 영국보다 더 멀리 떨어진 섬나라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사업하는 글로벌기업들은 시장 접근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는데, 아일랜드는 비행기가 아니면 유럽 본토와 연결하기가 힘듭니다. 영국도 물론 섬나라지만 일찌감치 유럽 주요 도시를 촘촘히 잇는 저가 항공편과 더불어 런던과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잇는 고속철도를 깔고, 효율적인 행정, 통신, 초고속 인터넷 환경 등으로 무장해 글로벌 기업들이 런던에 유럽 거점을 두고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인했죠. 이에 비하면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인프라는 한참 못 미치고요. 그나마 낮은 법인세율로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기술(IT) 기업들에게 어필해 이들의 유럽 본사를 유치하면서 유럽 테크 허브로 입지를 다지고 있었죠.

그런데 이런 더블린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브렉시트) 때문입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자 영국에 들어와 있던 글로벌 기업들이 EU 회원국으로 EU 단일 시장 접근이 가능한 아일랜드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영국과 법이나 규제 체제, 문화가 비슷하고 영어권이라는 점이 유럽에서 영국을 대체해 사업하기에 좋은 여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내에서도 유명한 낮은 법인세도 기업이 활동하기에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고요. 그리고 아일랜드로 기업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 대부분이 아일랜드 내에서도 사업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더블린을 고려하고 있고요. 이미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한 곳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현재 인력 700명 수준인 더블린 사업부문을 런던 인력 4500명의 일부 이전 등으로 크게 확대하면서 유럽 거점을 런던에서 더블린으로 옮긴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 역시 지난 3월 더블린에 1000여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빌딩을 매입하면서 더블린 사업 부분 확대 수순을 밟고 있고요. 글로벌 보험회사 XL그룹, 영국 로이즈은행 보험사업 부문도 유럽사업 거점을 더블린으로 옮긴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또한 새로운 유럽 허브로 더블린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금융 부문뿐만이 아닙니다. 아일랜드의 교육 부분도 브렉시트 덕에 각광받게 됐죠. 영국이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학 허가에 더욱 까다로운 잣대를 대고 졸업 이후에도 영국 내 취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국을 택했던 많은 유학생들이 이제 유럽에 위치해 있으면서 영어를 쓰는 아일랜드에 주목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연구분야의 막대한 EU 펀딩받기 위해 영국을 떠나 영국과 교육 체계와 연구 분위기가 비슷한 아일랜드 대학에 둥지를 트는 전문 연구인력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몰려드는 유학생과 연구인력의 가치 창출, 소비 등으로 경제기여효과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뱅크오브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1%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8%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4년 연속으로 유로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아일랜드 경제가 브렉시트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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