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이끌어야 할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부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팹리스 육성에 실패하면서 결국 메모리반도체만 강하고 시스템반도체는 약한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이란 멍에를 썼다는 분석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팹리스 시장은 지난해 1174억 4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반도체 전체 시장 규모 4694억달러의 3분1 가량 되는 비중이다. 팹리스 시장은 2016년 당시 827억 5400만달러에서 이듬해 914억 21000만달러, 2018년엔 973억 59000만달러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불황으로 역성장했던 2019년(951억 5000만달러)을 포함하더라도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9%에 달했다.
김민수 대림대 교수는 “급변하는 IT(정보기술) 트렌드에 요구되는 시스템반도체는 종합반도체회사(IDM)보다 발 빠른 개발이 가능한 팹리스 업체가 유리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기형적 성장을 이어가며, 이 과정에서 시스템반도체에 주력해야 할 팹리스 성장은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오는 13일 발표하는 ‘K반도체 벨트 전략’에 팹리스 육성 방안도 담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