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신세 팹리스]①반도체 수급난에 팹리스 역할 못해

전 세계 팹리스 시장 지난해 처음 1000억달러 돌파
퀄컴 등 美점유율 56.8% 독보적, 대만·中도 강해
반면 한국 점유율 1.5% 불과, "메모리만 강한 꼴"
"메모리 위주 성장,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 멍에"
  • 등록 2021-05-12 오전 6:01:00

    수정 2021-05-12 오전 6:01: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이끌어야 할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부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팹리스 육성에 실패하면서 결국 메모리반도체만 강하고 시스템반도체는 약한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이란 멍에를 썼다는 분석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팹리스 시장은 지난해 1174억 4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반도체 전체 시장 규모 4694억달러의 3분1 가량 되는 비중이다. 팹리스 시장은 2016년 당시 827억 5400만달러에서 이듬해 914억 21000만달러, 2018년엔 973억 59000만달러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불황으로 역성장했던 2019년(951억 5000만달러)을 포함하더라도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9%에 달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팹리스 산업이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서는 여전히 변방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이는 1위인 미국(56.8%)을 비롯해 한국과 인접한 대만(20.7%), 중국(16.7%) 등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팹리스 상위 10위 안에 미국은 퀄컴과 엔비디아, AMD 등 무려 6개 업체가 포진했다. 대만과 중국은 각각 2개 업체가 있었다. 반면 한국 업체는 상위 20위 안에 LX그룹의 실리콘웍스(17위)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만을 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전공정)와 패키징(후공정) 업체들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퀄컴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퀄컴은 지난해 매출액 193억 57000만달러를 올리며 전체 팹리스 시장에서 16.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과거 팹리스 육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강화, 메모리반도체에 치중한 반도체 산업에 있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국내 팹리스 산업은 현재까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체가 200여개에 달하나 모두 영세하다. 만약 국내에 팹리스 생태계가 조성돼 있었다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현대차나 기아 등 자동차업체들의 공장 휴업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민수 대림대 교수는 “급변하는 IT(정보기술) 트렌드에 요구되는 시스템반도체는 종합반도체회사(IDM)보다 발 빠른 개발이 가능한 팹리스 업체가 유리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기형적 성장을 이어가며, 이 과정에서 시스템반도체에 주력해야 할 팹리스 성장은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오는 13일 발표하는 ‘K반도체 벨트 전략’에 팹리스 육성 방안도 담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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