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진짜 긴축'…연준의 금리 속도조절론 속내는(종합)

미국 연준, 7월 FOMC 의사록 공개
"물가 끌어내릴 것" 추가 긴축 우세
동시에 "인상 속도 늦추는 게 적절"
2% 중반 기준금리, 중립금리 도달
물가와 성장 두마리 토끼 잡기 고민
월가 "너무 불확실…연준도 모른다"
  • 등록 2022-08-18 오전 7:41:05

    수정 2022-08-18 오전 7:41:0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또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을 꺼내 들었다.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빼놓지 않았다.

2% 중반대 연준 금리는 어느덧 중립금리에 다다랐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금리 수준이다. 이는 곧 지금부터가 ‘진짜’ 긴축이고, 성장세 위축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물가와 성장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대한 연준의 고민이 속도조절론에 녹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중립금리 수준서 고민 커진 연준

연준이 17일(현지시간) 내놓은 올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통화 긴축을 강화함에 따라 누적된 정책 조정이 경제 활동과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서 어느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밝혔다. “FOMC가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긴축을 단행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문구도 의사록에 들어갔다.

연준은 7월 FOMC를 통해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은 이례적인 속도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어느 시점에서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의 언급은 이날 의사록에 그대로 반영돼 있는 셈이다. 너무 가파른 긴축은 성장을 위축시켜 경기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FOMC 위원들이 추정한 중립금리는 2.25~2.50%라고 의사록은 전했다. 지금이 딱 중립 수준이라는 것은 추후 금리 인상부터 본격적인 긴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즉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기 하강을 부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이 2% 중반 레벨에서 신중론 쪽으로 기울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준 내에는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다. 참석자들은 “연준 목표치인 2.0%를 훨씬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고용과 물가 안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긴축 정책 기조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경로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당분간 그 수준(현재의 긴축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은 아울러 “정책 기조를 조정하려는 FOMC의 결정에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제기하면 높아진 물가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게 중대한 위험”이라며 “이 위험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작업은 복잡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공격 긴축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월가 “너무 불확실…연준도 모른다”

월가 금융사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금리 인상 지속에 더 무게가 쏠려 있다”면서도 “오로지 물가만 보겠다는 한두달 전 기조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의사록을 두고 “비둘기파적이었다”고 전했다.

연준은 향후 구체적인 긴축 가이던스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정책 결정 전에 데이터를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월가 인사들 사이에서는 “연준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장은 일단 추후 50bp 인상 ‘빅스텝’으로 기울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9월 FOMC에서 2.75~3.00%로 50bp 올릴 것으로 보는 확률은 64.5%를 기록했다. 3.00~3.25%가 될 것이라는 확률은 35.5%였다.

뉴욕 증시는 장중 하락 폭을 좁히기는 했지만 약세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2% 내린 4274.0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25% 내린 1만2938.12를 기록했다. 추후 연준의 행보를 두고 시장 역시 갈팡질팡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의 크리스 라킨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최근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던 금리 인상 둔화 신호를 찾고 있다”면서도 “아직 (금리를 확 올리는) 위기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민첩성을 유지하고 변동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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