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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골목에서 하루 쉬고 싶다면 연남동으로
마포구 연남동 성미산로에 있는 동진시장은 선술집과 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 연남동의 중심 상권이다. 주초에는 조용하다가도 수요일을 기점으로 인파가 모여든다. 동진시장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에 열리는 ‘7일장’은 독특한 수공예품과 먹거리를 파는 젊은 상인들과 인파로 활기가 넘쳐난다.
미로 같은 골목길에 사람들은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안정미(24)씨는 “거리 곳곳에 숨겨진 커피숍과 식당을 찾아내는 재미가 이곳을 찾게 만드는 이유”라며 “평일에도 시간이 나면 오고 싶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멕시코 식당인 ‘베무초 칸티나’를 운영하는 훌리안 떼예스(28)씨는 “미국에서 한국에 온 지 2년이 넘었다”며 “직접 만든 멕시코 요리를 손님께 대접하는 게 보람 있다”고 말했다. 연남동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와 대명 비발디 파크 사이에 있는 성미산로 26·28길도 젊은 공방들이 자리하면서 ‘걷고 싶은 골목’으로 탈바꿈했다.
연남동은 2010년 10월 뉴타운 사업의 대안 사업인 ‘휴먼타운’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이후 2012년 초 휴먼타운을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 전환 추진해 2013년 공사를 갈무리했다. 때마침 동진시장 뒷골목과 연남동 주민센터로 이어지는 연남동 길공원길은 홍대입구의 영향을 받아 조그만 상점들이 골목길을 타고 퍼져 나갔다.
인근 상수동으로 가기 위해 발길을 돌리는데 골목길 안 커피 전문점에서 두 남녀가 소개팅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묻는 표정에는 어색한 미소가 녹아 있다.
거리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연남동에서 2.4㎞ 떨어진 서울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이곳에서 6호선 상수역으로 통하는 양화로 6길은 공연의 거리로 손색이 없다. 쉴 새 없이 골목을 누비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곳을 지나면서 잦아들었다. 이날 거리 공연의 주인공은 인디밴드 그룹 ‘이채언 루트’였다.
이곳에서 만난 윤석철(30)씨는 피아노를 연주한다고 했다. 그는 “서교동에 밀집됐던 연습실이 이제는 상수동으로 많이 넘어왔다”며 “이 거리에서 음악 공연이 많아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인근 화력발전소를 지하화하고 그 자리에 자연생태공원 조성을 진행 중이다. 발전소 부지에는 공연 중심의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내규 마포구 도시환경국장은 “지난해 6월 착공한 화력 발전소는 2017년 하반기에 완성될 것”이라며 “화력 발전소에 들어설 공원에 먹거리와 놀거리, 볼거리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연남동과 상수동 상권은 미국식 상권인 강남과 유럽식 상권인 이태원의 장점을 섞어놓은 것이 특징”이라며 “경기 침체에도 상권이 확장되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지닌 매력 있는 상권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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