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범보수 진영의 후보자들조차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을 내세우며 공약 경쟁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소액주주 권한 강화..재벌총수 ‘견제’
원내 5당 대선후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재벌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다. 투명한 경영구조를 통해 재벌의 불공정행위를 막고 공정한 시장경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벌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를 나타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특히 30대 그룹 자산 비중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삼성·현대차(005380)·LG(003550)·SK(034730) 등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소액주주 권한 강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 내걸었다. 감사위원을 다른 일반이사와 분리해 선출하고,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해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해관계자 및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는 주주총회에서 사전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이 경우에도 이해관계자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출 및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 3% 제한 △노동자 추천 이사 선임 등을 공약했다. 또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을 제안했다. 재벌개혁에 있어서는 보수진영 후보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들은 일감몰아주기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 근절에 중점을 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총수 일가가 계열사 일감을 받기 위한 개인회사 설립 금지를 제시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준 지분을 비상장(20%),상장(30%) 구분없이 20%로 강화하는 한편 계열분리 인정요건을 최근 1년간 매출입 상호의존도 50% 미만으로 기준을 낮췄다.
재벌 총수일가의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지주회사 요건과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점에서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의견은 일치한다. 다만 문 후보는 자회사 지분 의무소유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힌데 반해 안 후보는 현행 상장회사 20%, 비상장회사 40%인 지주회사의 보유비율을 각각 30%, 50%로 강화한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심지어 사업연관성을 갖춘 손자회사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대선후보들은 그동안 빈번하게 이뤄졌던 재벌 총수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무원칙한 사면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문 후보는 횡령·배임 등 경제 범죄를 엄정 처벌하는 한편, 사면권 제한을 공약했다.
심 후보는 범죄수익 환수, 전경련 해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재벌 일가의 사면은 물론, ‘황제노역’과 ‘황제면회’도 금지하고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기업체 임원 등록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심 후보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임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30배로 연동해 제한(4억5000만원 가량)하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