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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 5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는 “거친 숨소리” “귀에 키스해주는 소리가 너무 좋다” 같은 성희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유튜브의 인기가 초등학생을 포함한 10대까지 번지면서 자극적인 영상을 찍어 올리는 10대 유튜버들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영상을 직접 찍는 이들은 물론이고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접하는 10대 수용자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어폰 빠는 소리 내는 초등학생 유튜버
대표적인 것이 ‘니블링(nibbling) ASMR’ 영상이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은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의 약어로 일정한 영상이나 소리 등을 접할 때 심리적으로 안정·쾌감을 느끼는 상태를 뜻한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 가운데는 초등학생 등 10대도 쉽게 눈에 띈다. 한 초등학생 유튜버의 영상에선 분홍색 상의를 입은 여아 2명이 등장해 이어폰의 마이크 부분을 주고받으며 핥거나 빨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 니블링 영상은 성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유튜버들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영상 제목에 ‘끈적한’ ‘에로틱’ 단어를 포함한다. 아예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성인만화나 선정적 동영상을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니블링 영상을 재업로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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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대 유튜버는 노란색 액체괴물을 만드는 영상을 배경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한다’는 자막을 입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 연예인이 사망했을 때도 액체괴물 제작 영상을 배경으로 ‘해당 연예인을 추모한다’는 자막을 입힌 영상이 올라온 바 있다.
전문가들 “10대들 모방심리 강해…규제 필요”
전문가들은 모방심리와 인정욕구가 강한 10대의 특성상 자극적 영상을 찍어 올리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한다. 오미영 심리상담센터 마이스토리 소장은 “청소년들은 외부의 영향에 민감해 성인들이 올리는 자극적 영상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며 “이런 영상을 자주 접할수록 자극에 둔감해지기 쉽다”라고 말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막강해 부정적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의 6월 조사에 따르면 사용시간을 기준으로 유튜브의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점유율은 85.6% 수준이었다. 특히 10대들은 포털사이트 대신 유튜브를 기본 검색엔진으로 쓰는 등 10대 사이에서 유튜브는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도연 경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유튜브에서 인정을 받고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10대들의 욕구가 자극적 영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극적 영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