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부터 전문점까지…한국에 불어 닥친 '마라' 열풍

중국 사천 지방의 향신료 ‘마라’…맵고 얼얼한 맛에 중독
왕푸징·홍리 등 백화점 식품관 진출한 전문점 매출 고공행진
식품업계, 마라밥·마라탕·마라치킨 등 신제품 속속 출시
  • 등록 2019-05-01 오전 7:00:00

    수정 2019-05-01 오전 7:00:00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내 ‘왕푸징 마라탕’.(사진=이윤화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혈중 마라 농도’(혈중 알코올 농도에 빗댄 말)가 떨어질 때 항상 마라 전문점을 찾아갑니다. 알싸한 매운맛에 중독되면 빠져나올 길이 없어요. 일주일에 2~3번은 기본으로 먹어줘야 합니다.”

대학원생 안소희(27)씨는 현대백화점 지하 식품관에 입점해 있는 ‘왕푸징 마라탕’ 직원들이 알아볼 정도로 자주 매장을 찾는다. 채소부터 고기까지 취향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순한 맛부터 미친 맛까지 매운맛 강도도 조절할 수 있는 ‘마라탕’의 매력에 푹 빠졌다.

30일 식품업계 따르면 한 입 맛보는 순간 혀 전체에 퍼지는 얼얼하고 알싸한 맛을 내는 중국 향신료 ‘마라(麻辣)’가 국내 식품업계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안씨처럼 마라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 ‘마사모(마라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도 생겨날 정도다.

마라의 주원료인 화자오는 산초, 사천후추라고도 불리며 사천지방의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마라를 활용한 음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매운맛과는 달리 자극적이며 알싸한 매운맛이 입 주위를 마비시켜 얼얼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마라탕은 사천식 샤브샤브에서 변형된 요리로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와 비슷한 메뉴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지하 2층 식품관에 입점해 있는 ‘왕푸징 마라탕’.(사진=이윤화 기자)
백화점 속 작은 중국…평일에도 줄서서 먹는 ‘마라탕’ 맛집

마라탕은 전국에서 ‘핫하다’는 식당만 입점한다는 백화점 식품관에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디큐브시티·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식품관 내 입점한 마라탕 전문점 ‘왕푸징 마라탕’은 직원 대부분이 중국인이나 화교 출신이다.

이곳은 마라탕, 마라반, 마라샹궈 3가지 메인 메뉴만으로 당초 목표를 30~50% 가량 웃도는 점포별 월평균 매출을 기록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마라탕 브랜드의 인기가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 매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촌 마라탕 맛집으로 알려진 ‘홍리마라탕’ 역시 최근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롯데아울렛 기흥점 등에 입점하며 프랜차이즈 점포수를 늘리고 있다. 홍리마라탕은 사천식 마라탕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마라탕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왕푸징 마라탕과 마찬가지로 손님의 취향대로 야채, 면, 토핑 등은 물론이고 매운맛까지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다.

CU가 지난해 출시한 마라탕면(왼쪽)과 마라볶음면.(사진=BGF리테일)
라면·치킨부터 김밥까지…“마라 어디까지 먹어봤니?”

식품업계에서는 마라 인기에 치킨부터 마라 라면, 김밥 등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최근 대중적인 사천요리 마라샹궈를 국민 간식 치킨에 접목한 신메뉴 ‘마라칸치킨’을 출시했다. 마라칸치킨은 얇은 튀김옷을 입힌 치킨에 꿀, 야채를 베이스로 마라탕, 마라롱샤, 훠궈에 주로 사용되는 여러 가지 향신료를 가미하여 만들어낸 특제소스를 더해 달콤하고 알싸한 맛을 낸다.

BBQ도 지난 1월 ‘마라 핫치킨’을 출시했다. 마라핫치킨은 치킨에 칼칼하게 매운 마라소스를 입힌 제품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중국 대표 향신료 마라 소스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데 맞춰 간편식부터 만두, 과자까지 다양하게 마라를 즐길 수 있는 ‘CU 중국 마라 시리즈’를 선보였다.

CU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출시한 ‘CU 마라탕면’은 출시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개를 돌파했다. 기존 냉장면 상품 대비 무려 1.5배나 높은 매출을 보일 정도로 인기다.

CU는 마라탕면에 이어 ‘마라볶음면’, 마라 비빔밥 위에 마라 새우를 토핑한 도시락 ‘매워도포기마라’, ‘마라족발·새우’ 등 마라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 3월28일 출시된 마라 시리즈는 출시 초기 매출신장률(출시 직후 일주일 대비 최근 일주일 기준)이 51.7%나 됐다. 특히 같은 기간 ‘화끈한 마라만두’는 184%, 마라볶음면은 140%의 매출신장률을 보이며 가장 인기 있는 마라 관련 상품에 올랐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만한대찬 마라우육면’과 ‘마라땅콩’ 2종을 판매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출시한지 열흘 남짓 된 마라 관련 상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추가 상품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등을 통해 각국 현지에서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며 미식 지평도 넓어지고 있다”면서 “이제 ‘매운맛 열풍’이라고 해도 단순한 매운맛이 아니라 마라처럼 특이하고 새로운 맛을 경험하길 원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bhc가 지난달 17일 출시한 마라칸 치킨.(사진=b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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