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사정이 비슷하다. 1분기에 중국 경제가 18.3% 성장했다. 1992년 분기별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 비해서도 10.3% 늘어난 건데, 2020~2021년 성장률 평균이 5%를 조금 넘어 중국의 잠재 성장률과 비슷하다. 이런 증거를 가지고 판단할 때 중국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추세를 회복했다고 보는 게 맞다.
주식시장 환경이 좋지만 주가는 오르지 못했다. 코스피가 3200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고, 미국시장 역시 고점을 경신한 후에도 상승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시장 환경이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건 기대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돼 버렸기 때문이다. 연초 통과된 미국의 1.9조 달러 부양책이 집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제 지표 회복이 새롭지 않다. 올해 상반기 경제 지표와 기업실적이 좋을 거란 전망은 이미 작년부터 얘기되어 온 부분이다.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연초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자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었다. 지금은 금리가 그 때보다 더 높지만 투자자들은 금리가 얼마가 되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 금리를 이겨내는 특별한 힘이 생겨서가 아니다. 석 달 이상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경기와 기업실적도 그런 형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익숙해지다 보니 호재가 호재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모멘텀이 없는 만큼 주식시장은 힘이 강하지 못할 걸로 보인다. 3000~3250의 박스권에 머물고, 만일 주가가 이를 뚫고 올라가더라도 탄력이 강해지기보다 가격 부담 때문에 다시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국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다면 우리 시장도 비슷한 반응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가를 끌고 갈 동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2분기에는 박스권 상단에 도달하면 보유량을 줄이고 하단에 도달하면 매수규모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라가는 주가를 계속 따라가야 했던 연초와 다른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