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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휘발유값 하락과 고용 개선, 임금 상승 등에도 미국인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여윳돈은 소비 대신 저축으로 가고 있다. 여전히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개인소비는 전월대비 0.1% 증가(계절조정)하는데 그쳤다. 지난 1월까지 2개월 연속 감소한 데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시장 전망치인 0.3% 증가에는 못미쳤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2월 실질 개인소비는 오히려 0.1% 감소했다.
반면 저축률은 1월의 5.5%에서 2월에는 5.8%로 상승하며 지난 2012년 12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석 달전에 저축률이 4.4%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말부터 가파르게 개인들의 저축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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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최근 겨울철 기상 악화가 큰 변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강추위와 눈폭풍 등으로 개인들의 소비지출이 줄었을 수 있다고 크리스 럽스키 도쿄미쓰비시UFJ 이코노미스트는 보고 있다. 실제 2월 미국 소매판매를 봐도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급감하면서 석 달 연속으로 뒷걸음질 친 바 있다.
그동안의 과도한 소비지출에 따른 조정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리처드 무디 리전스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기 후 회복과정에서 미국인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몇 년간 소비해왔던 만큼 이제는 내일을 대비해 저축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는 추가적인 고용 개선이 어려울 것 같다는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고용은 크게 늘어나는데도 임금 인상이 크지 않은 만큼 가계가 그 만큼 소비에 신중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