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투자은행 경영진 몸값…더 오른다

美 다이먼·고만 작년 연봉 대폭 올라
제한적 인력풀·보너스 환수 제도가 연봉 인상 요인
  • 등록 2015-07-04 오전 8:01:01

    수정 2015-07-04 오전 8:01:01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들은 경영진 연봉을 대폭 삭감했지만, JP모간과 모간스탠리는 어느 정도 원상복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적인 인력풀과 보너스 환수 우려 때문에 투자은행 경영진 몸값은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8년과 같은 돈 잔치까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3일 대기업 임원 임금조사업체 에퀼러(Equilar)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과 제임스 고먼 모간스탠리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작년에 각각 2760만달러, 2310만달러로 전년대비 134%, 66% 늘었다. 15개 대형 투자은행 CEO의 보수 평균 증가율 1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CEO들은 지난해 평균 2000만달러를 더 받은 반면 유럽 은행 CEO는 1100만달러를 더 챙기는 수준에 그쳤다. 최근 미국 은행 경영진들이 주식을 팔아 수십억달러를 손에 넣은 것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이렇게 미국과 유럽 은행간 차이가 벌어진 이유로 일단 정치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나 로이드 은행 그룹는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아 생존했기 때문에 결국은 영국 납세자들이 주주인 셈이다. 따라서 이들 은행 경영진은 높은 보상을 꿈도 꾸지 못했다.

미국 투자은행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았다는 점도 이유다. 에퀼라 조사에 따르면 6개 미국 은행의 작년평균 자기자본이익률 7.4%를 기록했다. 반면 9개 유럽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은 2.9%에 불과했다.

또 미국에서 이사회 의장과 CEO를 한 사람이 겸직할 수 있는 ‘CEO 듀얼리티’(Duality) 역시 고액연봉을 가능케 한다. CEO 연봉 상한선을 이사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이 CEO 듀얼리티가 금지돼 있다.

이 같은 고액 연봉에 대해 논란은 여전하다. 에르메스자산운용의 레온 캄히 이사는 “수익이 자기자본비용 이상 나왔을 때나 경영진에 대한 고액 연봉이 정당화된다”며 “상당수 투자은행과 연봉 수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투자자 역시 투자은행들이 주주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차원에서 연봉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기구 등을 중심으로 은행업종 고액 연봉을 좀 흔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전 최고 연봉은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가 받은 4100만달러였다.

하지만 현 수준보다는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기 이후 은행권 경영자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인력풀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CEO를 경험한 인력에 대한 수요는 높은데 적임자는 없으니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제도적 변화도 은행권 경영진 연봉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은 최근 경영이나 리스크관리에 실패했을 때 최대 10년치 보너스를 환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훗날 보너스를 환수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상을 미리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배스 대학교의 이언 통크스 교수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대해 경영진의 고액 연봉이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도덕적 논쟁이 있다”며 “주주들은 CEO가 흑자를 낸다면 그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아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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