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까지 중국 스마트 폰 시장에서 1위를 달려온 삼성전자가 중국업체들의 파상공세에 밀려 5위까지 떨어진데다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 10년간 지켜 온 3위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31일 전체 수출의 25.4%(2014년 기준)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해 이미 0.4%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7월까지 누계도 전년동기대비 2.8%나 줄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수출과 내수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소비심리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산업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시장이 위축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2분기 처음으로 역성장했고, 식음료와 화장품 등 주요 소비재 성장률도 둔화했다. 올해 7월까지 중국의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15%나 줄었다.
경기 둔화가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로 이어지는 것도 국내 기업들에는 타격이 크다. 중국은 이미 전방위적으로 자국 산업,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나서고 있다. 안 그래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보호까지 받으며 한국 기업들의 막강한 경쟁자가 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9%를 기록하며 지난 1분기 보다 1%포인트나 하락했다. 중국 제과시장 성장률도 3년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 2012년 20%에 가까운 성장률이 올해 8%에 그칠 전망이다. 매년 10% 이상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오리온의 2분기 중국 매출 증가율은 1.5%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샤오미에 일격을 당하고, 현대차가 장안기차 등 중국 자동차업체 때문에 고전하는 모습이 전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실물 경기에 큰 영향이 없지만 소비 쪽으로는 파장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 기업과 협력을 늘리고 중국인들의 마음을 읽고 파악해 내수를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