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효성그룹, M&A시장 인수 단골후보된 까닭은

  • 등록 2015-10-09 오전 5:40:35

    수정 2015-10-09 오전 9:18:29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재계 서열 25위(공기업 제외)인 효성그룹이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주요 매물을 기웃거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효성은 인수를 검토만 하다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최근 LS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대성전기공업 인수를 검토하다 포기한데 이어 참존그룹이 매각물로 내놓은 아우디 국내 공식 딜러 참존모터스 지분 및 대치동 사옥 인수를 검토하다 돌연 중단했다. 효성은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부팜한농의 인수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정작 인수의향서(LOI)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효성이 마지막으로 인수한 기업은 사돈기업인 동아원그룹으로부터 지난 3월 200억원에 가져온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였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했던 동아원그룹으로부터 SOS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효성이 자주 M&A시장에서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가 결실을 맺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실제 효성은 지난 5월말 채권단의 관리대상계열에서 벗어나면서 M&A 등 핵심 경영현안에 대해 채권단과 협의하거나 보고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났다. 게다가 효성은 대외 영업 환경 개선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 만큼 M&A시장에 자유 의지로 풀 수 있는 돈이 많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FI) 후보로도 거론되는 형국이다. 박 회장과 효성 조석래 회장은 전경련 활동을 오랫동안 같이 하며 친분을 다져 왔다. 지난해부터 금호그룹 출신 임원들이 효성에서 잇따라 새 둥지를 틀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대성전기공업, 참존모터스 두 건 모두 우리가 적극 검토한 것이 아니고 매각하는 쪽에서 우리에게 제안을 보내놓고 마치 우리가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처럼 해 흥행을 노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나오는 매물의 경우 웬만하면 우리측에 인수 제의가 오는 편”이라며 “일단 최근 실적도 좋아 현금창출능력도 있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이 몇 군데 들어가야 흥행도 되는데 우리 정도가 만만한 기업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성은 M&A에 큰 돈을 쓰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지난 10년간 인수한 기업들 대부분이 수 백억원대 수준에 그쳤다는 게 효성측 전언이다. 효성은 야심차게 추진한 대형 딜의 경우 여지없이 실패를 맛봤다. 지난 2009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전에 이어 지난해말 KT렌탈(현 롯데렌탈) 인수전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효성은 조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에서 아들들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후계구도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M&A를 추진할 수는 없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대형 딜을 할만한 형편이 아닌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작은 딜에서만 자꾸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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