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무기]'한국형상륙돌격장갑차'…美 원조제작사 누르고 수출

함정서 해안으로 병력 수송 임무, 상륙작전 성공 뒷받침
美 기술도입해 국내 생산, 기관총과 부가장갑으로 방호력↑
KAAV 원 기술보유 美 업체 제치고 필리핀에 수출까지
  • 등록 2016-07-31 오전 9:06:41

    수정 2016-07-31 오전 9:07:28

이무기는 상상 속 동물이다. 이무기는 천 년을 물속에서 살며 기다리다 때를 만나면 천둥, 번개와 함께 승천해 용(龍)이 된다. 우리 군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1960년대부터 국산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 50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은 해외 수출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고 있다. ‘용이 된 이무기’ 국산무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방 직후인 1948년 10월 전라남도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경비대 소속의 좌익계 군인들이 친일파 처단과 조국통일 등을 내건 봉기를 일으켰다. 민족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기록된 이른바 ‘여수·순천사건’은 해병대 창설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륙양면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해병대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380명의 소수병력으로 창설됐다. 해병대가 창설된 지 불과 1년 뒤 6·25전쟁이 발발했다. 해병대는 진동리 지구 전투와 통영상륙작전에서 연전연승함으로써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애칭을 얻었다. 특히 낙동강 전선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해병대는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으며 서울 탈환 작전의 주역이 됐다.

해병대의 주임무는 국군조직법 제3조2항에서도 알 수 있듯 상륙작전 수행이다. 해상으로 이동해 적 해안에 기습 상륙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는 군대다. 해병대는 상륙작전 임무에 맞게 타 군에는 없는 상륙돌격장갑차라고 하는 특수 장비를 사용한다. 상륙돌격장갑차는 바다에서 해병대원을 태우고 적이 점령하고 있는 해안가로 상륙하는 수륙양용장갑차다.

해병대 2사단 상륙장갑차대대 작전장교 박준현 소령은 “해병대는 적 해안지대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뒤따르는 병력이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면서 “상륙돌격장갑차는 해안 이동시 적을 신속히 제압하고 해안으로 병력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태국에서 열린 2016 코브라골드 다국적군 연합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장병이 우리 해군 상륙함에서 내려 상륙돌격장갑차를 이용해 핫야오 해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기관총으로 무장한 KAAV, 연막탄 뿌리며 해안 진입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도입되기 전까지 해병대는 미해병대가 사용하던 ‘LVT-7’이라는 장비를 운용했다. LVT-7 모델은 1972년 실전 배치됐다. 1998년부터는 한화테크윈이 BAE시스템과 계약해 기술도입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모델을 우리 실정에 맞게 개량한 뒤 ‘KAAV-7A1’이란 제식명칭을 부여했다. 현재 해병대에서 20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기술도입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KAAV는 기본적으로 미국 모델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12.7mm 기관총을 우리 해병대는 K4 및 K6 기관총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고 연막탄 배연기 부분도 미국 모델은 옆으로 발사되는 것과 다르게 KAAV는 위로 발사된다는 것이다.

KAAV는 병력용 장갑차인 ‘KAAV-P7A1’과 지휘용 장갑차인 ‘KAAV-C7A1’, 구난용 장갑차인 ‘KAAV-R7A1’ 등 총 3종류다.

병력용 장갑차는 승무원 3명에 병력은 최대 21명까지 수송할 수 있다. 길이 8.1m, 폭 3.2m, 높이 3.7m, 중량 21톤의 병력용 장갑차는 최대 속도가 지상 72km/h이며 해상에서는 13km/h까지 낼 수 있다. 2.4m 크기의 웅덩이와 0.9m 높이의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다. 엔진 출력은 400마력으로 해상에서는 차량 뒷편과 좌우측에 각각 부착된 해수추진장치로 이동한다.

올해 2월 태국에서 열린 2016 코브라골드 다국적군 연합훈련에서 한국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가 연막탄을 뿜어내며 핫야오 해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美 기술로 만든 KAAV, 필리핀 수출까지 성공

KAAV 상부의 포탑은 360도 회전하며 고각으로는 45도까지, 저각으로는 -8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 K-4 및 K-6 화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연막탄도 8발이 있다. 또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부가장갑(EAAK)을 차량 측면에 부착했다. 105mm 포탄과 구경 50 중기관총까지 방어할 수 있다.

특히 해상운행의 안정성과 균형유지를 위한 선수익 장치가 장갑차 전방에 장착돼 있다. 3m 높이의 파고를 통과할 수 있고 화물적재 시에도 1.8m 높이 파도를 이겨낸다.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는 지휘용 장갑차는 이동전술 지휘소, 사단·연대 지휘망, 항공·함포 요청망 등이 탑재돼 있다. 승무원 3명에 최대 1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유사시에 대응한 구난용 장갑차에는 크레인과 용접기, 특수공구 등이 탑재돼 있다. 각종 장비가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탑승병력은 승무원 3명에 최대 2명으로 제한된다. 크레인의 붐 길이는 11.7m, 인양하중은 2.7톤 수준이다. 해수추진기라는 프로펠러 형태의 해상전용 추진장치가 고장났을 때 이를 인양하는 장비도 탑재돼 있다.

KAAV는 미국 방위산업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장갑차지만 원조 제작사를 누르고 해외에 수출할 정도의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월 한화테크윈은 600억원 규모의 필리핀 상륙돌격장갑차 도입 사업에서 KAAV의 원 제작사인 BAE시스템을 누르고 공급 사업자로 선정된바 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의 AAV-7A1의 한국 개량형인 KAAV-7A1을, 미국의 BAE시스템은 KAAV-7A1의 원형인 AAV-7A1을 제안했다”면서 “필리핀 국방부는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한화테크윈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올해 2월 태국에서 열린 2016 코브라골드 다국적군 연합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장병들이 상륙돌격장갑차로 핫야오 해안에 진입한 이후 보병하차 전투를 벌이며 정글로 돌격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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