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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앞으로 물가가 더 상승할 요인은 크지 않습니다. 시장 수요가 좀체 늘지 못 하고 경제 활력도 없어 보입니다.”
예상보다 저조한 물가 상승세에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한국은행이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매월 1.0%→1.4%→1.3%(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1월 예측한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평균치 1.5%를 크게 하회한다. 올해 2분기(4~6월) 3개월 중 물가 상승률이 1.7% 한 번, 1.8% 두 번이 나와야 상반기 평균 1.5%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근원물가는 농산물값, 국제유가 등 공급 측면에서 예측이 어려운 변수들을 제외한 것이다. 수요 측면의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상반기 물가 상승률이 1.5%를 기록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가 상승할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민간 수요가 확 늘어나지도 않고 있고 경제 활력이 전반적으로 약해 보인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향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자금 유출 경계감이 잠복해 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마냥 늦추기는 쉽지 않다는 뜻인데, 물가는 오르지 않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그러나 금리 역전 우려나 가계부채 때문에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한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