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인가 친일인가'…육사가 올렸다 지운 백선엽 웹툰 재조명

육사, 2016년 '백선엽 영웅 묘사' 웹툰 게재
'친일 행적 지우기' 비판 쏟아져…2년 뒤 웹툰 삭제
  • 등록 2020-05-29 오전 12:10:00

    수정 2020-05-29 오전 12:10:00

지난 2016년 5월 육군사관학교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여권에서 제기한 ‘친일파 파묘론(破墓·무덤을 파냄)’이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의 안장 문제로 번지면서 과거 육군사관학교가 제작한 웹툰이 재조명되고 있다.

육사는 지난 2016년 5월부터 9월까지 홈페이지에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라는 제목의 웹툰을 게재했다.

육사 학술정보원이 제작한 이 웹툰은 주인공이 1950년 한국전쟁 상황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당시 백 장군의 활동을 조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웹툰은 같은 이름의 백 장군 회고록과 또 다른 회고록 ‘군과 나’의 내용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웹툰에서 백 장군은 전쟁 영웅으로 묘사됐다.

육사 측은 웹툰에서 “사관생도를 포함한 젊은이들에게 6·25 전쟁의 실상과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값진 희생이 있었는지 알려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웹툰이 묘사한 것과 같이 백 장군은 국군 최초의 대장으로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불렸다.

그는 해방 이후 미군정이 세운 군사영어학교를 거쳐 국군의 전신 격인 국방경비대에 입대해 한국전쟁에서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등을 지냈다. 당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고 평양에 가장 먼저 입성하는 등 활약했다. 이후 1960년 예편한 뒤 주중·주프랑스 대사관 대사와 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됐다. 또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올랐다.

일제시대 당시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일제 만주군 소위로 임관해 독립운동가를 탄압했던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육사가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은 무시한 채 그를 전쟁영웅으로만 우상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육사 측은 2018년 2월 해당 웹툰을 삭제했다.

당시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군 역사 재조명 차원에서 삭제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육군 측은 “관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웹툰이 게재되면서 기존의 백 장군 웹툰이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보훈처 직원은 백 장군을 찾아가 국립묘지법 개정안 제정과 관련해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묘지법 개정안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 인사를 이장하고 친일 행적비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고 지명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005명 가운데 11명이 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친일파의 범위를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명단으로 확대할 경우 총 4390명의 친일파 중 63명이 현충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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