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청 필룩스 회장 “특허전쟁이 가장 무서운 미래전쟁”

2004년 美 기업과 특허소송 통해 지재권 관리 중요성 깨달아
“창업자만한 경험 없는 2세에 가업승계 바람직하지 않아”
경영권 양도…공익재단 설립 후 기술력 갖춘 스타트업 투자
中 경쟁 위해 ‘명품화’ 전략 필요
  • 등록 2016-07-29 오전 6:00:00

    수정 2016-07-29 오전 6:00:00

[양주(경기)=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세계는 탈냉전 시대에서 다시 냉전시대로 회귀했다. 냉전시대 갈등의 중심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특허다. 가장 무서운 미래 전쟁은 특허전쟁이 될 것이다.”

노시청(65·사진) 필룩스(033180) 회장은 중소기업계의 유명한 특허 전도사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치 있는 특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경기도 양주에 있는 필룩스 본사에서 만난 노 회장은 “대기업에 비해 기술력과 인재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특허를 공동 사용할 수 있는 ‘특허 풀’을 만들어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가 특허의 중요성에 대해 입이 마르게 강조하는 이유는 직접 특허소송을 통해 회사가 존폐위기까지 놓였기 때문이다.

노 회장은 40년 경영을 하면서 최대 위기순간 중 하나로 2000년대 중반을 았다.

그는 “지난 2004~2005년 미국 기업과 특허소송을 벌였을 때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오롯이 소송을 진행했다”며 “당시 1000만달러(약 114억원)가 넘는 소송비용을 부담했지만 결국 승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패소했다면 소송료 등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망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가업승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사진)= 필룩스
노 회장은 “자식들에게 물려줘봐야 생존율은 1%도 되지 않는다”며 “창업자 2세들은 회사 성장과정의 치열함과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업승계를 위해 각종 세제혜택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창업자는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줄 생각을 하지 말고 사회적 기업이나 공익재단 등을 통해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필룩스에는 노 회장의 두 아들이 모두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과 지분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

노 회장은 지난 1월 필룩스 보유지분(45%) 가운데 30%를 주조·압연기업 케이티롤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을 내려놓았다. 케이티롤은 다시 5월에 블루커넬이라는 회사에 17%의 지분을 매각했다. 지난 1975년 창업한 지 정확히 40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

그는 “한 세대라고 생각하는 40년만 경영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며 “외부에는 전격적인 지분매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면서도 “1년 넘게 고민하고 필룩스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대상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에게 알리면 자신의 결심이 흔들릴 것을 우려해 일정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 회장은 경영권을 양도했지만 아직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창업자가 보유 지분을 한 번에 다 매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기술에 대해 그는 “중국은 세계의 선진 기술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용광로와 같다”며 “제조 경쟁력은 중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제품도 좋아야 하지만 특허관리를 잘하는 명품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회장은 마지막으로 “남은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활용해 공익재단을 설립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선교활동과 가치 있는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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