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 보험사 자본확충…잇딴 불발로 '비상등'

금융당국 규제강화 후순위채권 등 발행 몰려
국내 수요 '미미'…넘치는 물량 소화 어려워
대주주 유상증자도 어려워 …지급여력 문제
  • 등록 2017-11-29 오전 6:00:00

    수정 2017-11-29 오전 6:00:00

*각 사
[이데일리 김경은 문승관 기자] 유상증자에 실패한 국내 중소형 보험사가 줄줄이 국내 발행시장을 노크하고 있지만 흥행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지급여력비율(RBC) 관리를 위해 당장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직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보험사가 거의 없어 앞으로 4~5년간 대규모 조달 작업은 이어질 전망이다.

규제강화에 줄줄이 발행 대기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30일 9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지난 23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미달했다. 유효수요는 1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롯데손보가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자산건전성 감독 기준인 RBC 비율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실태평가 등을 한 후 적기시정조치에 나선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9월말 기준 159.1%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넘고 있다.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가 모두 떠안는 구조이지만 앞으로 국내 발행 시장을 통한 추가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RBC 비율이 116.18%까지 떨어진 KDB생명도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했지만 자금모집이 60억원에 그쳐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유상증자를 기다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0월에 임시이사회를 열어 MG손보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견해차로 유보됐다. 새마을금고는 그간 MG손보의 경영개선을 위해 약 2600억원을 지원했지만 추가로 자본을 투입해야 하자 내부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흥국생명도 국내 시장서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타진했지만 금리가 맞지 않아 발행계획을 철회했다.

이달 29일 현대라이프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임시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번달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DB생명은 추가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대주주인 현대차그룹에 유상증자를 요청했으나 증자 결정이 늦어지자 우선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 수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DB생명은 6월말 RBC비율 191.01%였으나 9월말 175%로 하락하면서 연이은 발행에 나서고 있다.

넘치는 발행물량 국내 수요 ‘미미’…지급여력 관리 ‘비상’

국내 발행시장에서 이들 보험사가 잇따라 쓴맛을 보는 것은 연이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져서다. 여기에 리스크가 높은 하이브리드 채권(신종자본증권) 수요가 많지 않다 보니 줄줄이 자금 조달에 실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채권에 대한 연기금의 수요가 많지 않고 채권시장 큰 손인 보험사들은 하이브리드채권의 위험계수가 높아 투자를 꺼리고 있다. 결국 안정적인 채권투자 시장에서 리스크가 큰 하이브리드채권의 수요가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가진 금융상품으로 보험사가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한 경우 RBC비율을 계산하는 위험계수가 주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반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형 보험사가 RBC 규제를 맞추기 위해 연이은 발행에 나서면서 시장에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며 “수요는 크지 않다”며 “대주주 유상증자 등이 녹록지 않은 데다 국내 발행시장에서 물량을 받아줄 수요가 크지 않아 지급여력비율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