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부왕' 롯데제과…비결은 재고 처리?

작년 4분기 기부 19억5500만, 영업익 대비 23%
대부분 과자 등 현물기부, 제과업체 중 최대 규모
올초 일부 유통기한 임박 상품 섞여 논란 빚기도
롯데제과, "일부 재고 포함, 식품안전 문제 없어"
  • 등록 2018-04-23 오전 6:30:00

    수정 2018-04-23 오전 7:37:03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제과업계의 ‘기부왕’으로 불리는 롯데제과가 지난해 4분기에만 약 20억원의 현물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대비 약 23%로 규모로, 일부에선 운영상 재고 관리 부실을 기부로 미화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2017년 10월~12월말) 롯데제과의 기부금은 총 19억5500만원으로 영업이익(84억1300만원)의 23.2% 규모로 집계됐다. 롯데제과의 기부금 대부분은 푸드뱅크 등에 기부하는 현물 기부로 확인됐다. 푸드뱅크는 식품이나 생활용품 등을 기부받아 사회취약계층에게 지원해주는 복지서비스 단체다. 개인이나 기업이 식품을 기부하면 푸드뱅크(461개소) 중앙물류센터에서 전국의 복지소외계층에게 식품 등을 전달하는 체계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기부금 대부분은 과자 등 현물 기부”라며 “기부행사가 주로 연말에 몰리다 보니 4분기에 기부금이 많이 집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과업체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 농심 등 대형 식품업체들도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을 기부하고 있다. 푸드뱅크에 식품 등을 기부하면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1, 소득세법시행령 제55조5에 따라 10~100% 범위 내에서 세제 혜택을 받는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전체 기부금 약 120억원 중 푸드뱅크에만 46억6447만원 어치의 과자를 기부했다. 이는 제과업계 ‘빅3’로 꼽히는 해태제과(1억3302만원), 오리온(4515만원)과 비교하면 현물 기부가 월등히 많은 수치다.

업계 일각에선 일명 ‘악성 재고’ 처리를 위한 기부가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롯데제과의 재고자산회전율은 6.33회로, 7~10회 수준인 다른 제과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연간 매출액을 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고상품이 빨리 팔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다보니 기부 활동을 통해 손쉽게 재고 처리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앞서 부산의 한 복지시설에 기부한 제품들 가운데 유통기한이 하루 밖에 남지 않은 과자가 일부 섞인 사실이 드러나 ‘후원 갑질’ 논란을 빚기도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기부 품목에 일부 재고를 포함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통기한이 최소 2주 이상 남은 시중에 파는 안전한 식품을 푸드뱅크 등에 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도 “과거엔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의 악성 재고 처리를 위한 기부도 있었지만 현재 그런 관행은 거의 사라졌다”면서도 “다른 업체들과 워낙 차이가 크다 보니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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