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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른바 ‘블룸버그’ 견제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 내 ‘중도파’의 대표주자로 올라설 줄 알았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초반 두 차례의 경선에서 맥을 못 추면서 그 대안으로 ‘억만장자’ 블룸버그가 떠오르자, 특유의 악담을 곁들인 공세를 퍼부으며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대선주자 중 선두권에 근접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대해 전날(12일) “에너지가 있다”며 다소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과 대비된다. ‘급진 좌파’ 성향의 샌더스보다, 확장성이 넓어 본선 경쟁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은 ‘중도’ 성향의 블룸버그와의 맞대결이 껄끄럽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블룸버그를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비교하며 “에너지가 약하다”며 독설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를 두고 “‘에너지가 약한’ (젭) 부시의 아주 작은 버전을 떠올리게 한다”며 “하지만 젭은 미니보다 정치적 수완을 갖고 있으며 흑인 지역사회도 훨씬 더 잘 다뤘다”고 깔아뭉갰다. 이어 “5피트 4인치 키의 미니 마이크는 죽은 에너지”라며 “그는 이들 전문적 정치인들과 토론 무대에 서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블룸버그와 샌더스 간 이간질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미친 버니를 싫어한다. 그리고 아마 충분한 돈으로 그를 멈출 수 있을 것”이라며 “버니의 사람들은 미쳐버릴 것”이라고 썼다. 블룸버그의 자금력이 샌더스의 돌풍을 막을 것인 만큼, 사실상 샌더스 측에 대(對) 블룸버그 공세에 나서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평소 ‘미친(crazy) 버니’로 지칭하던 샌더스를 뜬금없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중 선두로 꼽으며 “매우 잘하는 것 같다” “에너지가 있다” “사람들이 그의 메시지를 좋아한다” 등으로 표현했다.
블룸버그도 기다렸다는 듯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뉴욕에서 같은 사람들을 많이 안다”며 “그들은 당신의 등 뒤에서 당신을 비웃으며 축제에 나오는 어릿광대로 부른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들은 당신이 부를 물려받고, 어리석은 거래들과 무능으로 흥청망청 써버린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블룸버그는 “나는 당신을 물리칠 수 있는 기록과 자원들이 있다”며 “그리고 나는 당신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