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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공군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공군 병사들의 트레이닝복을 유행 패션으로 소개한 글이 게재돼 군대를 다녀왔거나 가야 하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에서 나오는 보급품 품질이나 디자인이 ‘사제품’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입는 옷의 대부분은 군대식 의복 문화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패셔너블하다고 생각하는 패션아이템 10개 중 8개는 모두 군대에서 지급한 보급품이 모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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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치 코트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어깨에 단추로 고정되는 견장벨트는 전쟁 중 물통이나 쌍안경을 매달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손목에 있는 스트랩은 군인들이 참호를 팔 때 소매를 걷고 작업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으로 인기 높은 것 중 하나가 브레톤 셔츠(Breton Shirt)다. 브레톤 셔츠는 흔히 말하는 줄무늬 패턴의 상의를 뜻한다.
이는 뱃사람들과 해군이 파도로부터 선원과 병사를 구분해내기 위해 고안한 복장이다. 1871년 프랑스 해군 유니폼에 최초 적용됐으며 21개의 줄무늬는 나폴레옹 함대의 승리를 의미했다.
티셔츠가 군복에서 나왔다고 하면 놀랄 이들이 많을 것이다. 정설은 아니지만 1890년 빅토리아 영국 여왕이 군함 검열을 하기 전 함장이 소매없는 속옷을 입은 선원들의 겨드랑이 털을 보고 불쾌함을 느낄 것을 우려해 짧은 소매를 윗옷 겨드랑이에 꿰매도록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결론적으로 티셔츠는 1·2차 세계대전 군인의 속옷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을 승리한 미군이 고향에 티셔츠를 가져가면서 이 옷은 승리의 상징으로 각광을 받게 됐다고 한다.
댄디한 남녀 면바지로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치노 팬츠(Chinos pants) 역시 1차 세계대전 미 육군의 작업복으로 쓰이던 바지였다. 일반 면바지보다는 두꺼운 ‘치노’라는 능직천으로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가죽 라이더 자켓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 공군 조종사들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캘리포니아를 누비면서 유행하기 시작했고, 젊은이들이 흔히 신는 워커는 모두가 알듯이 군복 패션을 완성하는 마지막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