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거버넌스 하위권‥투자자·기업 상생 지배구조 만들어갈 것"

'12일 창립' 기업거버넌스협회, 류영재 초대 회장
"스튜어십 코드 도입 3년, 행동주의와 혼동 우려"
KCGI·한국투자밸류부터 신금투·쏘카 등도 참여
  • 등록 2019-12-12 오전 5:30:00

    수정 2019-12-12 오전 7:36:33

류영재 대표(사진=서스틴베스트 제공)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997년 금융위기 이후 황제 경영, 내부거래로 인한 사익 편취, 순환 출자 등 대기업 지배구조의 많은 문제점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아시아 하위권이다. 투자자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책 연구 등을 통해 변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12일 창립하는 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류영재(59)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포럼의 방향성은 평소 자본시장에서의 기업 투명성 제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했던 류 대표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었다.

시작은 소모임에서…기업인도 참여

시작은 각자 다른 2개의 소모임이었다. 평소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뜻을 함께했던 이들이 정책과 기업에 대해 탐구하던 일종의 스터디였다. 공통분모였던 김규식 스카이투자자문 고문 제안으로 두 모임의 만남이 성사됐고 협회 설립으로 이어졌다. 주요 발기인으로는 강성부 KCGI 대표, 김규식 스카이투자자문 변호사,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등이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중에서 류 대표는 기업 분석에서의 오랜 경험, 비교적 중립적인 위치 등으로 인해 초대 회장으로 꼽혔다. 창립 준비로 최근 한달 주말 없이 보냈지만 포럼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그는 매년 9월 국제 콘퍼런스 등 주기적인 포럼 개최를 통해 해외의 긍정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제도 개선 연구 및 정책 제안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인도 참여…기업·투자자 윈윈”

그는 현 기업 거버넌스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류 대표는 “기업이 돈을 벌면 주주와 나누고 그것이 기업의 가치로 남아야 하는데 지배 주주가 출자한 회사로 넘어간다든지 지배 주주 중심”이라면서 “이런 시장에선 장기 투자를 하면 바보만 된다”고 일침했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정부와 기관, 학자, 시민단체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류 대표는 “기업 거버넌스에 대해 투자자 중심의 실전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동시에 바람직한 사례들도 발굴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협회에는 기업인들도 포함돼 있어 기업과 투자자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어느 때보다 주주권 강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6년 한국에 처음 도입됐다. 2017년부터 이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주주권을 행사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류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대안을 함께 제시하지만 주주 행동주의는 단기적이고 적대적인 압박”이라면서 “협회는 주주 행동주의가 아닌 스튜어드십 코드를 지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연금 사회주의’ 오해 안타까워”

올해 ‘큰 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도입은 큰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선 연기금이 사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게 되는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며 ‘연금 사회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류 대표는 국민연금을 일반적인 투자자나 기관의 시선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기금운용본부가 운용하는 투자 규모 중 국내 주식만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20조 원이었다. 류 대표는 “국민연금은 운용 규모가 크다 보니 사고 파는 과정에서 엄청난 매각 비용과 매수 비용이 발생해 장기 수익률 극대화가 답”이라면서 “때문에 위험 요소를 줄이거나 제거해달라고 제안하는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오해들도 불식시키는 것이 협회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기업의 가치를 키워나가는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류 대표는 “과거에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있어 문제를 인식하고 제기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투자자와 기업이 함께 대안을 찾아가고, 기업의 가치를 더함으로써 장기적 번영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류영재 대표는…

△1960년생. △1983년 한양대 정치외교학사 졸업 △1985년 동대학원 졸업 △1988년 메리츠종금증권 입사 △1997~1998년 동방페레그린증권 지점장 △1998~2000년 현대증권 지점장 △2004년 영국 애슈리지(Ashridge) MBA △2006년~현재 서스틴베스트 설립(2006년) △2017년~현재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2017~2018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2018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 위원 △2019년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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