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역대급'이라던 한미군사훈련, 예상 외로 조용?

한미, 北에 대응 능력 과시 위해 훈련 강화해 실시키로
그러나 병력 및 美 전략무기 규모 전년 보다 못해
언론 취재 지원 제한적, B-1B 한반도 훈련도 미공개
김정남 암살 이후 국제사회 분위기 급랭
군사적 압박, 北 비이성적 행동 부추긴다 판단한듯
  • 등록 2017-03-18 오전 7:00:00

    수정 2017-03-18 오전 7: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달 3일 미 트럼프 행정부의 첫 장관급 인사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올해 키리졸브(Key Resolve) 및 독수리연습(Foal Eagle)을 강화해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한미 독수리연습과 키리졸브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미 군 당국 모두 역대 최대 규모 훈련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했습니다. 한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아랑곳 하지 않고 잇따라 미사일 도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훈련이 시작되고 보니 예상보다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는게 군 안팎의 평가입니다. 국방부의 국회 보고 자료에 따르면 미국 측과 전략자산 전개 규모 및 공개 확대를 협의해 대북 및 대국민 메시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소리소문도 없이 지난 1일 독수리연습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작년에는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체재 붕괴까지 감수해야 할 것이다’ 등의 강력한 메시지가 군 당국의 입을 통해 나왔습니다. 너무 요란스러운 것 아니냐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올해는 언론 취재 지원도 제한적입니다. 지난 15일 부산항에 입항한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호’ 정도가 유일합니다. 지난 해 훈련에선 항공모함 뿐 아니라 핵추진 잠수함, 한미 연합 상륙훈련 등을 공개한바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사실을 언론에 알렸는데, 이번엔 B-1B ‘랜서’ 폭격기가 한반도에서 훈련하고 되돌아갔다는 사실 조차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가 이를 보도해 뒤늦게 국내에 알려졌을 뿐입니다.

한미 독수리연습(FE)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5일 부산항에 입항한 칼빈슨호 모습. 미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는 5000여명의 병력과 F/A-18 슈퍼호넷, S-3A 대잠수함기, SH-3H 대잠수함작전헬기, E-2 공중조기경보기 등 70대 이상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전략무기 참가 규모나 병력 숫자 면에서도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미측 인원은 총 1만여명 수준입니다. 주한미군에 해외 증원 미군 3600명을 포함한 것입니다. 지난 해 1만7000여명의 미군이 참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줄어든 규모입니다. 한국군 역시 지난 해 30만명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29만명이라고 합니다.

올해에도 칼빈슨호 항모강습단이 참가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엔 존 C.스테니스호 항모강습단에 더해 전년 대비 45대의 전투기가 증강된 미 전투항공여단과 해병 기동여단도 참가했습니다. 올해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라는 군 당국의 발표에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이같은 분위기 변화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게 군 내부 분석입니다. 지난 달 1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배후에 북한 지도부가 있다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이 극도로 악화됐습니다. UN은 북한의 행태를 강력히 비난했으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북한을 압박할 경우 북한의 비이성적 행동이 본격화 할 것이라고 미국이 판단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이 때문에 미국 신 행정부가 대북정책으로 검토했던 ‘선제 타격’도 최종 제외됐다고 합니다. 북한이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을 향해 반격에 나설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아주 강력하게 다룰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느 정도 수그러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한 도발에 강력히 응징한다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 지도부를 제거하고 북한 주요시설을 선제 타격해 전쟁을 조기종결 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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