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요르단을 시작으로 현재 중동 5개국에서 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LG생활건강(051900) 브랜드숍 더페이스샵 관계자의 말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동지역에서 1300만 달러(약 15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전체 매출(5조 3285억원)과 비교하면 0.3%로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서경배 회장이 지난해 9월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동 진출과 관련해 (아랍에미리트)두바이를 제일 먼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시장 진출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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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최근 청와대 주재로 열린 ‘10차 투자활성화 대책 추진 방향’ 회의에서 할랄(halal)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8억 인구의 이슬람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푸트라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할랄 시장은 약 1000조원 규모로, 이 중에서 화장품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정부는 2019년 할랄 화장품·제약 시장이 1030억 달러(약 1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K 뷰티가 할랄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한 건 독특한 이슬람 문화 때문이다. 할랄 제품은 이슬람이 금지하는 돼지에서 비롯된 성분과 알코올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많은 인구와 시장 잠재력에도 종교·문화적 특성으로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으로는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도네시아 무이(MUI), 싱가포르 무이스(MUIS)가 있는데 현재 탈렌트화장품·한불화장품(JAKIM), 코스맥스( MUI)만 3대 인증을 받은 상황이다. 이마저도 인증만 받고 할랄 제품은 아직 본격 출시되지 않았다.
코스맥스(192820)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이 장기간에 걸친 준비로 지난 2월 MUI 인증을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 2019년부터 할랄 인증이 의무화되면서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가 됐다”며 “이곳을 중동·동남아의 이슬람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 없는 상태로, 현재 현지시장 진출을 위해 사전 리서치를 하는 단계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혜초 프로젝트’ 를 통해 중동 지역 주요 국가에 임직원을 파견해 다각적으로 해당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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