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100조 할랄 화장품 시장을 잡아라

할랄은 '허락된 것'이란 뜻…제품에 돼지·알코올 사용할 수 없어
전 세계 할랄시장 1000조원, 이중 화장품 시장 100조원 규모 추정
아모레·LG생건 등 할랄시장 진출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 단계'
  • 등록 2016-07-14 오전 6:00:00

    수정 2016-07-14 오전 7:59:23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중동 지역은 종교·문화적 특성으로 여성들이 얼굴에서 눈 주변만 노출을 합니다. 노출되는 부위를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인데, 메이크업을 진하게 하는 마스카라(속눈썹 제품)와 브로우(눈썹 제품)를 바르지 않고는 외출을 꺼릴 정도입니다.”

지난 2006년 요르단을 시작으로 현재 중동 5개국에서 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LG생활건강(051900) 브랜드숍 더페이스샵 관계자의 말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동지역에서 1300만 달러(약 15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전체 매출(5조 3285억원)과 비교하면 0.3%로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서경배 회장이 지난해 9월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동 진출과 관련해 (아랍에미리트)두바이를 제일 먼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시장 진출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LG생활건강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사진=LG생활건강)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은 25억 8780만 달러(2조 9280억원)를 기록했는데, 수출 상위 20개국 중에 이슬람 국가는 말레이시아(9위. 4147만 달러)와 인도네시아(14위. 1145만 달러) 두 곳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최근 청와대 주재로 열린 ‘10차 투자활성화 대책 추진 방향’ 회의에서 할랄(halal)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8억 인구의 이슬람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Syariah)에 따라 ‘허락된 것’이라는 뜻으로, 이슬람 종교를 믿는 무슬림이 먹고 마시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한다. 정부는 특히 할랄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K 뷰티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말레이시아 푸트라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할랄 시장은 약 1000조원 규모로, 이 중에서 화장품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정부는 2019년 할랄 화장품·제약 시장이 1030억 달러(약 1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K 뷰티가 할랄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한 건 독특한 이슬람 문화 때문이다. 할랄 제품은 이슬람이 금지하는 돼지에서 비롯된 성분과 알코올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많은 인구와 시장 잠재력에도 종교·문화적 특성으로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으로는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도네시아 무이(MUI), 싱가포르 무이스(MUIS)가 있는데 현재 탈렌트화장품·한불화장품(JAKIM), 코스맥스( MUI)만 3대 인증을 받은 상황이다. 이마저도 인증만 받고 할랄 제품은 아직 본격 출시되지 않았다.

코스맥스(192820)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이 장기간에 걸친 준비로 지난 2월 MUI 인증을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 2019년부터 할랄 인증이 의무화되면서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가 됐다”며 “이곳을 중동·동남아의 이슬람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 없는 상태로, 현재 현지시장 진출을 위해 사전 리서치를 하는 단계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혜초 프로젝트’ 를 통해 중동 지역 주요 국가에 임직원을 파견해 다각적으로 해당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중동시장에서 색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많고 기초 화장품은 동물성 성분보다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이 많아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관세와 까다로운 통관 등 어려움이 있어 현지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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