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매출·고용 2배로…'가구 빅3' 일자리 만든다

국가 재난 수준인 일자리 문제, 가구업계는 남다른 상승세
주요 가구 업체 3사 고용 '13년 2298명→'16년 4645명, 2배↑
업계 "국민 소득 증가에 따른 가구 관심 증가"
"유통구조 변화 따른 비브랜드 몫 잠식이 원인"이란 분석도
  • 등록 2017-03-29 오전 5:00:00

    수정 2017-03-29 오전 7:57:08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박모(29) 사원은 지난해 2월 졸업 후 한샘플래그샵 방배점의 영업사원인 ‘스페이스 코디네이터(SC)’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통념상 영업과는 거리가 먼 전공이지만 그는 뛰어난 실력으로 입사 3개월 만에 자신의 월급을 3배로 만들었다. 한샘 인사담당자는 “과거에는 직영매장 영업직군에 인테리어 관련 전공자들이 많이 지원했다”며 “최근 자연이나 인문계열 전공자들이 많이 지원하고 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한샘플래그샵에서 일하는 인원자체도 크게 증가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5개 한샘 직영매장 플래그샵 직원은 150명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한샘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공략을 강화하며 직영매장을 9개로 늘렸다.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2013년의 2배가 넘는 350여명 규모.

일자리 창출문제가 국가적 이슈가 된 상황에서 가구업계의 가파른 고용증가 폭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늘어난 5.0%(135만명)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54만8000명이 백수 상태다.

중공업, 해운 등 전통산업의 구조조정, 정리해고, 불황을 비롯해 ‘헬조선’이란 단어까지 일상화된 상황에서 가구 업계의 고용추이는 눈여겨 볼만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샘(009240), 현대리바트(079430), 이케아 등 국내 빅3 가구업체들의 고용인원(본사 및 자회사 기준)은 4645명에 달한다. 지난 2013년 2298명 대비 2배 증가한 것. 국내 산업 전체로 봐도 드문 결과라는 평가다.

가구업계 인력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배경에는 시장 급성장이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인테리어 및 생활소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7조원에서 2015년 12조5000억원으로 80% 가까이 늘었다. 2023년에는 18조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한다. 가구업계들이 201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B2C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매출액 상승을 견인했고 고용 또한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샘, 4년간 인원 70% 증가…이케아, 상륙과 함께 1000명 고용

주요 가구 업체 3사 중 단연 눈에 띄는 고용 증가율을 보인 곳은 한샘이다. 한샘의 2013년 매출액은 창사 이래 최초로 1조원을 넘었다. 당시 임직원 수는 1700명(이하 직영점 영업사원 포함·대리점 제외) 수준.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2013년 대비 90% 늘어난 1조9345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도 2014년·2000명, 2015년·2800명 등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2013년 대비 70% 늘어난 2900명을 기록했다. 이를 인정받아 한샘은 2015년 고용노동부 주관 일자리창출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샘 관계자는 “전 부문에서 고루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특히 인테리어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리하우스’와 대형직매장인 플래그샵을 2013년 5개에서 9개로 늘린 것이 주요 성장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는 2012년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인수하며 기업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이듬해 B2C 시장 진출이 성장의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의 B2C 부문은 10~20%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국 15개 현대백화점 매장에 리바트 매장이 생긴 데 이어 기존 4개였던 직영 전시장 ‘리바트 스타일 샵’도 10개로 늘었다. 2013년 554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356억원으로 32% 증가했다. 고용인원도 2013년 598명에서 지난해 745명으로 24% 늘었다.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의 고용증가도 눈에 띈다. 이케아는 2014년 12월 광명에 연면적 13만1550㎡, 영업면적 5만9000㎡의 매머드급 매장을 출점했다. 단숨에 지난해(2015년 9월~2016년 8월) 34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업계 4위로 안착했다. 채용규모도 남다르다. 광명점에만 1000명(현장사원 900명·지원부서 100명)의 고용창출을 이뤘다. 이케아 역시 지난해 고용부가 선정하는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 하반기 개점 예정인 고양점에 550명을 채용을 포함 2020년까지 총 4000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가구에 대한 소비자 관심↑…브랜드 가구 비중↑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 성장 요인에 대해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먹고사는 것에서 꾸미는 데로 관심사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산업구조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가구 업계 성장을 두고 “과거 슈퍼마켓이 사라지고 편의점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동시에 시장을 키운 형태처럼 유통구조 변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더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2008년 만해도 브랜드와 비브랜드 가구의 시장점유율을 15대 85 수준이었다고 추정했다. 그 격차는 2013년에는 25대 75로 좁혀졌다. 현재는 30대 70으로 브랜드 가구시장 중심으로 업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체 시장도 성장 중이지만 기존 비브랜드 가구 몫을 브랜드 업체가 가져오는 현상도 감안해야한다”며 “유통 측면에서 B2C 시장에 늦게 집중한 가구 업계는 본격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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