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규제에 성장판 막힌 유니콘

고(故) 이민화 회장 "규제 완화해 유니콘 성장 기반 마련해야"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을 말하는 유니콘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총 9개로 獨과 함께 글로벌 5위
하지만 규제 혁파 없인 유망 벤처 사장되는 사례 늘것 '지적'
  • 등록 2019-08-07 오전 6:00:01

    수정 2019-08-07 오전 6:00:01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한국은 규제에 가로 막혀 유니콘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3일 세상을 등진 고(故)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지난달 기자와 만나 유니콘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미국과 중국, 영국 등 한국보다 유니콘을 많이 배출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를 운영한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유망한 업체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처대부’ 이민화 회장은 생전에 우리나라가 유니콘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했다. 유니콘 기업들이 향후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갈 주역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유니콘은 뿔과 날개가 달린 전설 속 동물이다. 미국 카우보이벤처스 벤처캐피털리스트 에일린 리가 2013년 당시 기업가치 10억달러(1조원) 이상인 비상장 벤처기업을 유니콘 기업이라 부른 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된다.

유니콘 기업 육성에 있어 우리나라는 선전하고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이날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와 야놀자, 엘앤피코스메틱, 옐로모바일, 우아한형제들, 위메프, 크래프톤, 쿠팡, 지피클럽 등 총 9개다. 이는 독일과 함께 전 세계 5위에 해당한다.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 비해 작은 면적과 적은 인구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데 있어 정부도 한몫 톡톡히 했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9곳 중 크래프톤과 위메프 등 7개 업체가 모태자펀드(모태펀드가 출자한 벤처펀드)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유니콘 기업들을 포함해 모태자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벤처기업들은 실적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벤처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 보유국은 미국(178)과 중국(91), 영국(19), 인도(16), 한국(9) 등 순이다. 한국은 순위로는 5위지만, 점유율로 보면 2%에 불과하다. 대부분 유니콘 기업은 미국과 중국에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 방식의 차이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영국 등에서는 꼭 필요한 규제만 두고 나머지는 다 없애는 네거티브 제도를 운영한다. 반대로 한국은 일단 모두 규제한 후 ‘되는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다. 심지어 에어비앤비(숙박공유)와 우버(차량공유)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 조차도 우리나라에 진출한 후 규제에 막혀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피캣’(모방) 전략을 구사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들을 분석한 후 규제와 상관없이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는 사례를 적극 발굴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전 세계 500여개 유니콘 기업 중 150여개가 카피캣이란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쿠팡과 위메프 등 미국 그루폰을 모방해 성공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카피캣 전략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엔 부족해 보인다. 벤처 창업에 팔을 걷어붙인 정부는 벤처와 창업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이미 만들어진 규제로 인해 유망한 벤처기업 성장에 발목을 잡는 사례가 없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론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강경래 이데일리 중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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