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되고싶니] “콘돔 영상 리뷰가 가장 뿌듯했어요”

구독자 48만 뷰티 유튜버 데이지 인터뷰
뷰티 유튜버로 전업하려면 구독자 적어도 20만명 넘어야
주변에 심리 상담 안 받는 유튜버 없어..자기 중심 지켜야 살아남아
  • 등록 2019-09-20 오전 6:00:00

    수정 2019-09-20 오전 6:0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사실 여성 용품 리뷰 영상에는 노란딱지(노딱)이 붙어 수익 실현이 되지 않아요. 유튜브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영상에는 노딱을 붙이고 애드센스 광고 수익를 지급하지 않아요.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많은 분들이 원하실 것 같아서 업로드하고 있죠.”

뷰티 유튜버 데이지는 조금은 의외지만 ‘콘돔 리뷰 영상’으로 떡상(조회수가 폭발적으로 폭증해 인기 동영상으로 추천되는 현상) 했다. 원래 뷰티 유튜버들은 연예인 따라하기나 동안 쥬스 등 뷰티 관련 내용을 주목을 받는 게 정석이지만 데이지는 조금 달랐다.

데이지 채널의 장점은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는 깔끔한 리뷰다. 강한 개성 보다는 오히려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며 사적인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채널 구독자는 35세 이상 연령대가 많다. 크리에이터의 톡톡 튀는 매력에 ‘덕질’을 하는 구독자들보다는 분석적이고 냉철한 뇌섹녀들이 더 많은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 리페리 본사에서 데이지를 만났다.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오기로 버텨

구독자 48만명 뷰티 유튜버 데이지는 현실 세계에서 보면 참 좋은 친구 같다. 하지만 유튜브 세상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그동안 전무후무했던 독특함이 필요하다. 그녀처럼 편하고 무난한 캐릭터는 일상에서 같이 있으면 좋지만 유튜브 세상에서 보고 싶어하는 유니콘은 아니다.

그래서 지난 4년간 그에겐 소위 말하는 떡상이 많지 않았다. 하나의 영상이 대박이 나며 며칠새 구독자가 몇만 명씩도 느는 게 이곳의 생리다. 하지만 데이지 채널은 따박따박 한걸음씩 성장해 왔다. 시작한지 1년도 안 돼 10만 구독자를 달성하는 이들도 많지만 그는 10만명을 넘는데 무려 2년이 걸렸다.

그는 채널의 성장이 느렸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전업 유튜버로 전향한지 2년 만에 정체기가 찾아왔다”며 “그때는 심각하게 다른 회사에 취직을 할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구독자가 늘지 않자 심신이 모두 번아웃 되는 탈진 증상이 온 것이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취미로 시작했던 뷰티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고 4년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첫 직장인 부동산 관련 회사는 적성에 맞지 않아 고생을 했지만 뷰티 크리에이터는 그의 천직이라 느꼈다. 특히 새로 나온 화장품 써보고 평가를 하는데 큰 즐거움을 느꼈다. 그는 “구독자들이 리뷰하면서 자기가 더 좋아하는 유튜버는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라고 귀뜸했다.

포기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그는 그때부터 채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을 바꾸고 리뉴얼 하는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 결국 슬럼프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컬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내가 즐거운 영상을 찍어야 오래 지속 가능

그는 주변 크리에이터 중에 심리 상담을 받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겉보기에 유튜버가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직업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늘 무한 경쟁의 살얼음판을 걷는 것이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처럼 항상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 역시도 정신적 고통이 가장 컸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자기 중심 없이 조회수에 급급한 영상들을 보면 크리에이터들의 불안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가 정서적 안정감을 찾은 구독자 수는 35만명 정도다. 그는 “구독자 때문만이 아니라 내 중심이 생기면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된 거 같다”며 “뷰티 유튜버로 전업을 하려면 구독자가 적어도 20만명은 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젠 다른 뷰티 채널은 보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중심이 확실하기 때문에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어느 순간부턴가 찍을 때 스스로 ‘흥부자’가 되는 영상위주로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남들이 원하는 영상이 아니라 내가 재미있는 영상을 올려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이 잘 돼도 본인이 즐겁지 않아 그만두는 이들도 많다.

이슈가 된 콘돔 리뷰 영상 역시 내가 원하고, 내가 즐거운 영상이었기에 수익과 무관하게 올린 것이다. 그는 “수익 실현과 무관하게 상당히 만족한다”며 “콘돔 영상을 올릴 때가 가장 뿌듯했다”고 말했다. ‘아, 내가 이런 영상도 올릴 수 있구나’하는 뿌듯함에서 오는 만족감이다.

피부과 가지 않고 화장품으로 예뻐질 수 있다는 신념

그는 이제 어떤 영상을 찍어야 자신도 즐겁고 구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지를 알게 됐다고 했다. 앞으로 채널의 방향성 또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뷰티 유튜버인 그의 직장 생활은 눈뜨자마자 시작된다. 스스로 개발한 셀프 마사지를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거의 매일 운동을 하며 하루에 한 끼는 샐러드를 챙겨 먹는다.

그는 “식습관과 일상 생활이 엉망인데 절대 이뻐질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생활과 화장품만으로 예뻐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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