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쓰레기장…크리스마스 트리 주운 12세 소년 "이게 뭐지?"

  • 등록 2021-12-16 오전 7:26:15

    수정 2021-12-16 오전 7:26:15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브라질 북동부 빈민가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쓸만한 물건을 찾던 한 소년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발견하고 신기하다는 듯 살펴보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며 전 세계 누리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브라질 북동부 마라냥주 피네이루 마을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마을 주민들이 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쓰레기를 뒤지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당시 쓰레기장에는 엄마를 따라온 12세 소년 가브리엘 실바도 있었다. 여러 마을 주민들은 물론 개와 고양이 심지어 독수리까지 날아들어 썩어가는 쓰레기 더미에서 경쟁하는 사이 가브리엘은 인공 크리스마스 트리를 줍고는 ‘이게 무슨 물건이지’라며 고민하는 듯한 표정으로 유심히 살펴봤다.

쓰레기장에서 주운 크리스마스 트리를 살펴보는 가브리엘 실바의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추리닝 바지만 입은 채 고민하는 듯한 가브리엘의 이 순간을 찍은 사람은 AFP 통신의 프리랜서 사진작가 기마라에스다. 그는 슈퍼마켓에서 쓰레기를 실은 차량의 뒤를 쫓는 주민들의 영상을 보고 쓰레기장을 찾아갔다가 가브리엘의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브리엘은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보도에 따르면 가브리엘은 쓰레기 매립장 인근 오두막에서 어머니와 두 형과 함께 살고 있다. 가브리엘 가족이 쓰레기장에서 재활용할 만한 물건을 찾아내다 팔아 받는 돈은 한 달에 고작 약 600헤알(약 12만원) 정도지만 그들은 이 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쓰레기장에서 주운 크리스마스 트리를 살펴보는 가브리엘 실바의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가브리엘의 모친 마리아 프란체스카(45)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학교에 다녀온 후 대부분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낸다”면서 “쓰레기장에 아들을 데려가는 것을 좋아한다. 거리에 그냥 놔두면 마약에나 중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연이 사진과 함께 알려지자 브라질 전국 각지에서 먹을 것을 비롯 옷과 매트리스 등 다양한 기부 물품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가브리엘 가족의 오랜 소망이었던 우물에서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유압 펌프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가브리엘 가족의 흙으로 지은 오두막집에는 쓰레기장에서 주운 것이 아닌 진짜 커다랗고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도 도착했다. 가브리엘의 사진을 보고 감동한 후원자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물한 덕분에 가브리엘과 그의 가족은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다.

현지 국선변호사 에우리코 아루다는 “이곳 쓰레기장은 마치 세상의 끝에 나타나는 종말의 현장같다. 도처에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수십여 명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서로 뒤엉킨다”면서 “이곳은 빈곤층 중에서도 최하층민이 생활하는 곳으로 이번 사진을 계기로 이에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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