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엄청난 힘 볼 것" 이란 "굴복은 없다"…고조되는 '말 폭탄'

이란 외무장관 "대화하려면 위협 아닌 존중을"
트럼프의 잇단 공세에 반발…군사적 긴장 고조
  • 등록 2019-05-22 오전 5:11:45

    수정 2019-05-22 오전 7:33:28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말 폭탄’이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 종말’ ‘엄청난 힘을 볼 것’ 등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높인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이란 측도 “굴복은 없다”며 ‘결사 항전’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양측이 단 한 발짝도 꿈쩍하지 않고 대치 전선을 형성하면서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덩달아 고조되는 모양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른 약속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약속을 어긴 사람들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며 “이란과 대화하려면 위협이 아닌 존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20일) “경제 테러리즘(대이란 제재)과 (이란을) 몰살하겠다는 조롱만으로는 ‘이란의 종말’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트윗에 이어 이틀째 거친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유세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뭔가를 저지른다면, 엄청난 힘(great force)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한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애초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을 계기로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포 공격 당일 트윗을 통해 이란의 ‘공식적 종말’을 경고한 데 이어 전날엔 이란과의 협상 선호설(說)에 선을 긋고 나섰다.

현재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이 피격당했다. 이틀 뒤엔 정체불명의 드론이 사우디 내 석유시설 2곳을 공격했다. 전날엔 미국 대사관에서 북쪽으로 불과 500m 떨어진 바그다드의 ‘그린존’ 중앙부에 로켓포탄이 떨어졌다. 이란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의 우방국을 겨냥했다는 점,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폭격기 등 군사 자산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에서 이란이 배후로 지목됐다.

현재 이란 원자력청은 중부 나탄즈 지역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생산속도를 4배로 늘린 상태다. 이 경우 JCPOA에서 규정한 저농축 우라늄의 보유량 한계인 300kg을 초과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JCPOA을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킨 만큼, 협정에 따른 상한선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이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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