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 손' 정용진의 편의점 고민

최근 3년간 적자 752억원…980억원 증자로 메워
위드미 브랜드 파워 떨어지고 사후 관리에 취약
편의점 업계의 신선한 시도 차질 생기나
  • 등록 2017-03-15 오전 5:15:50

    수정 2017-03-15 오후 6:03:33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피코크·노브랜드·스타필드…. 국내 유통업계에서 손을 대는 곳마다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유독 편의점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이 없는 ‘3무 정책’을 꺼내들며 야심 차게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브랜드 파워와 사후 관리 취약 등을 이유로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착한 편의점’ 표방했지만…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2013년 12월 편의점 프랜차이즈업을 하던 위드미에프에스 주식 100%를 인수해 2014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편의점 가맹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편의점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가맹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상생경영이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시점이었다.

이마트위드미는 ‘착한 편의점’을 테마로 3무 정책을 제시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매출의 일정액을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가 나누던 편의점 업계의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나 월회비만 받는 구조로 점포 수를 확장해갔다. 또 간편가정식 피코크 등 이마트의 다양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하면서 구성을 다양화했다.

문제는 이마트위드미의 낮은 브랜드 파워와 수익 모델이 매출에 대한 보장이 없고 점포를 오픈하고 난 이후 사후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기존 편의점은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 운영 노하우 등 가맹본부가 사업을 전반적으로 관리하지만 이마트위드미는 상품만 공급하고 가맹점주가 편의점 운영의 전반을 책임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마트위드미가 가맹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편의점 사업자라기보다는 상품 공급업자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적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위드미 간판만 달고 월회비를 받는 형태”라며 “본사 직원이 편의점 운영의 전반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공급한 상품대금을 수금만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누적되는 적자, 이마트에 손 벌려


이마트위드미가 최근 3년간 기록한 영업손실 누적 총액은 752억원에 달한다. 점포 수는 2014년 501개, 2015년 1058개, 2016년 1765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편의점 업계의 전체 점포수(3만 4000여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에 그칠 만큼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3년 내 위드미 점포 수를 5000개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포화 상태인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이 같은 출점 목표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2015년 기준 한국의 편의점은 인구 1777명 당 1개꼴로, 편의점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2374명 당 1개)보다도 많다.

정 부회장은 당초 이마트위드미 담당부서에서 사업계획을 올렸을 때 달성 여부를 반신반의하다가 최근 추진상황이 부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업계획서를 다시 작성해 올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새 편의점 사업이 다 잘 되는데 위드미만 부진하니까 조바심이 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마트위드미가 누적되는 적자를 유상증자를 통해 벌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마트위드미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으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최근 3년간 이마트가 참여한 증자규모만 980억원에 달한다. 무리한 출점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모회사인 이마트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마트위드미 관계자는 “이날 현재 전국의 점포 수는 총 1915개로 올해에도 내실 있는 점포를 꾸준히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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