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트럼프 공포 레토릭, 진짜 의도는?

'과장어법' 적응한 증시, '北 완전파괴' 발언에도 무덤덤
"트럼프, 공포 과장해 韓에 무기 판매하려 해" 해석도
  • 등록 2017-09-21 오전 5:17:08

    수정 2017-09-21 오전 7:44:08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겠다는 초강경 대북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폭탄급’ 발언에도 금융시장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며, 한반도 전문가들도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까지 해왔던 ‘과장된 어법’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美언론 “평소 보여온 ‘과장된 어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유엔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현장의 외교관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 언론은 이날의 발언이 트럼프가 늘 보여줬던 ‘과장된 어법’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파괴’ 발언을 할 때 다른 유엔 회의장에서 국제 외교 정책을 논의하던 외교관들이 당황하면서 매우 놀라워했다”며 이날 발언은 김정은과 말 전쟁을 초래했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마찬가지로 “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발언 수위가 ‘화염과 분노’보다 훨씬 높아진 데다가 유엔 공식 연설에서 나온 발언이라 무게감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중요한 자리에서 말이 너무 나갔다는 것이다.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듯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대북 문제가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해 트럼프의 발언이 이번에도 ‘말잔치’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정은 ‘로켓맨’ 지칭은 특유의 별명짓기 기술”

금융시장도 트럼프의 말을 ‘과장’으로 해석한듯 무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는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일본 증시도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언급한 후 사흘 만에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4754억 달러(약 1691조원)가 증발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투자자들도 이제는 트럼프의 과장어법에 적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또다시 ‘로켓맨’이라고 부른데 대해서 USA투데이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수식어를 이름 앞에 붙여 반복 사용하면서 ‘브랜드화’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별명짓기 기술’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겐 ‘부정직한(삐뚤어진) 힐러리’(Crooked Hillary)라는 별명을 붙였고, 공화당 경선 상대였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꼬마 마코’(Little Marco)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은 ‘패배자’(Los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기 팔려고 공포 과장?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해석하면서도 노골적인 표현을 비판했다. CNN은 “어떤 미국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전 세계에 말한 적이 없다”며 국제정치의 규범을 깨는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런 레토릭(수사)을 사용하면 김정은을 위협하는 효과가 일부 있을 수도 있지만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과 연관지어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동맹국에 무기판매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한국과 일본에 수십억 달러어치 신무기 구매를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후 트위터를 통해 “한국과 일본에 수십 억 달러의 무기를 판매하도록 승인했다. 나는 일본과 한국에 판매하는 미군 첨단무기의 양을 늘리도록 허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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