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기업간 거래(B2B) 비중이 5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성장이 정체된 소비자용(B2C) 제품보다는 부품과 산업용 제품을 강화한 결과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 가운데 특·직판(B2B) 경로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였다. 도매와 소매 거래는 각각 23%였다.
특직판은 삼성전자가 일반 기업체가 맺은 계약에 따라 제품을 공급하는 거래로, B2B를 의미한다. 태블릿PC나 노트북 같은 완제품 뿐만 아니라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등 부품, 상업용 디스플레이나 시스템 에어컨 등이 주요 품목이다.
삼성전자의 B2B 거래 비중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1분기 기준 B2B 매출 비중은 2014년 32%에서 2015년 37%, 2016년 39%, 2017년 40%로 상승했다.
이처럼 삼성과 LG의 B2B 비중이 상승한 것은 두 회사 모두 B2B 성장에 방점을 찍고 해당 사업부를 강화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사이니지(옥외 광고판)와 시스템에어컨, 시네마 LED스크린, 빌트인 가전 등 B2B 시장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성장하고 있는 B2B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영화관용 LED 디스플레이를 내놓고 올 상반기 글로벌 영화관에 잇따라 제품을 공급했다. 상업용 공기청정기도 처음 출시했으며 기업용 디지털 화이트보드 ‘플립’도 선보였다. 반도체 호황 역시 B2B 비중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LG전자도 조성진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B2B사업에 힘쓰고 있다.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수익구조가 B2C에 쏠려있다며 B2B와 균형을 강조해왔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B2B사업본부 신설하고, 구본무 LG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에게 ID(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겼다. B2B사업본부는 디지털 사이니지와 태양광 모듈 사업을 하고 있다. B2B사업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4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7% 늘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B2B 사업은 B2C 시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지만 부침이 적다”며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이 포화상태인 반면 B2B쪽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개척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