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21% 급락했다. 30일엔 617선까지 밀려 연 고점(932.01)보다 무려 33.8%나 떨어졌다. 이달 코스피 지수 하락률 14%보다 훨씬 가파르게 급락한 셈이다. 급락장인데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크다보니 변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단 단점이 부각됐단 평가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경우 기업 성장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한 기관들이 시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데 코스닥 시장은 기관의 비중이 적다”며 “성장성 있는 기업보다는 바이오주 등 테마 중심으로 오르고 시장 공포에 대한 대응 역시 단기적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빚을 내 주식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하락장엔 주가 폭락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가 하락→반대매매→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폭락장 패턴이 나타날 수밖에 없단 분석이다. 대규모 반대매매와 시가총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 비중(신용융자/시가총액 비중)은 29일 현재 2.1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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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상장 실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금융위는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기업수가 100건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로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침체되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수는 30일 현재 총 49개사(이전상장 포함, 재상장·스팩합병 제외)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심사가 승인된 28개사를 연내에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킨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한국거래소 측은 코스닥 신규상장기업수 100건은 채우지 못해도 지난해 상장기업수인 78건과 비슷한 수준까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도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코스닥 지수 폭락 사태에 별 다른 성과를 못 낸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줄곧 코스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혀왔으나 대내외 악재에 카페24(042000) 이후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중 성장성 인정시 코스닥 상장) 2호 상장사는 물론, 올해 도입된 성장 잠재력 높은 자본잠식 기업에 대한 상장 또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거래소 경영평가에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배점을 높였는데 이대로라면 작년처럼 경영평가 등급 A를 받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시장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펀드(11월 집행 예정)를 만들려고 하는 등 수급 쪽에서 반짝 부양은 있었지만 코스닥 시장에 좋은 회사들이 남아있게 한다거나 개인투자자 비중을 줄인다거나 등의 체질개선까진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야 코스닥 시장도 근본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