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저주받은 2002년생` 두 번 울려서야

올해 고3 초1부터 주기적 신종 감염병 겪어
올초엔 코로나19 덮쳐 개학연기에 원격수업
학습공백 커지며 ‘저주받은 02년생’ 신조어
3자 재유행 속 민주노총 4일부터 집회 강행
  • 등록 2020-12-08 오전 12:02:00

    수정 2020-12-08 오전 8:01:57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생들 사이에선 요즘 ‘저주받은 2002년생’이란 신조어가 유행이다. 2002년생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주기적으로 신종 감염병을 겪었다. 이들이 초등1학년 땐 신종플루가, 중1 땐 메르스가 유행했다. 특히 고3이 된 올해는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저주받은 세대로 불린다.

올해는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마감하는 해다. 지난 1월21일 국내 첫 환자가 나온 날부터 개학 연기, 원격수업, 등교 개학, 학교 방역, 방학 축소, 수시모집, 수능까지 달려왔다. 등교가 연기될 때마다 가장 속이 타들어간 이들은 고3이었다.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고 부족한 과목을 보완하려던 계획은 방학축소로 물거품 됐다. 환자가 늘어 5차례나 개학이 연기될 땐 노심초사했다. 고3들의 학습 공백이 커진 탓에 재수생들 사이에선 하늘이 준 기회란 말도 나왔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치러진 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친 수험생을 꼭 안아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 49만명이 지원한 2021학년도 수능은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1교시 기준 6만4648명이 응시를 포기하면서 결시율은 13.17%로 사상 최고였다. 이들 중에는 올해 수능 대비를 못해 시험을 포기한 학생들도 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이 앞선다.

수능 다음날인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 수능 필적확인 문구와 교육부 문자가 화제가 됐다. 올해 수능 1교시 필적확인 문구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었다. 필적확인 문구란 수능 응시생들의 필적을 확인, 대리시험을 막기 위한 것이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뒤 도입됐다. 올해는 학업에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해당 문구를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교육부가 수험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회자됐다. “수험생 여러분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다”로 시작한 해당 문구는 “여러분은 전례 없는 어려움을 이겨낸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며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을 만나 대한민국이 따듯해진다”로 끝을 맺었다.

해당 문자 메시지를 받은 수험생 중엔 울컥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필적확인 문구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교육부 문자를 받고 그 의미를 알게 됐다며 감동했다는 후기도 있었다.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게는 진심이 담긴 따듯한 말 한마디가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런 면에서 올해 필적확인 문구와 교육부 문자는 고3들에게 위로가 됐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 지난 4일부터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은 신규 확진자 수가 3월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600명을 넘은 날이다. 이들은 서울 여의도 일대 집회를 금지한 서울시에 대해 “방역 실패의 책임을 민주노총에 전가한다”고 항의했다.

감염병 대유행 시국에서 방역의 1차적 책임은 당국에 있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헌법상 권리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주장하고 싶겠지만 학생들에게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자신의 권리 행사를 위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다.

수능 직후부터 이달 하순까지 대학별고사가 이어진다. 이 기간에 이동하는 수험생은 40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올 한해 고생한 고3들이 마지막 완주를 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도와야 한다. 부디 저주받은 2002년생들을 두 번 울리지 말길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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