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가 국회서 읽은 책 저자 이연주…"나였으면 尹 최소 면직"

  • 등록 2020-12-17 오전 12:02:00

    수정 2020-12-17 오전 7:47:5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의 저자 이연주 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징계에 대해 자신이 징계위원이었다면 최소 면직처분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6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정한중 위원장의 언론인터뷰를 보면 위원들이 해임에서 정직까지 너무 나누어졌다고 말을 한다. 거기에서 조율을 하다 보니 타협적인 결정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변호사는 “윤 총장이 여러 가지 절차적 하자를 거론했고 사실 검찰이라는 조직이 교수와 징계위원들에게도 무섭다. (징계위원들이) 그 배경에서 좀 머뭇머뭇하기도 했을 것”이라며 “직무정지에 대한 집행정지가 (법원에서) 인용돼, 심리적인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읽던 중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중수부를 희생시키려’라는 부분에 밑줄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주진우가 “만약 이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 들어가면 어떻게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이었나”라고 묻자 이 변호사는 “저는 최소 면직은 했을 것 같다. 일단 법관 사찰이라는 걸 굉장히 중대하다고 본다. 윤 총장이 밝힌 9페이지 내용에는 판사들이 건전하게 생활했다”고 답했다.

이어 주진우가 검찰 내 윤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물으며 “제가 얼마 전까지 취재할 때만 해도 검찰 내에서 인기가 별로 없던데요”라고 하자 이 변호사는 “그렇지는 않다. 거기는 검찰공화국이고 검찰공화국의 대통령님인데 태극기부대에게 박근혜가 탄핵 당하는 그런 정도의 충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검사들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나머지 분들도 룸살롱에서 접대받고 이러신 분들인데 마치 자기를 처벌하는 것 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 호사는 윤 총장 징계에 대한 집단적인 반발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했다. 그는 “검사들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고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 현장에서 시국선언을 한 전교조 교사들 다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처벌했다. 2014년 세월호 사건에 시국선언을 했던 교사들도 마찬가지다”라며 “그런데 자기 총장 지키는 게 공익에 관한 일은 아니다. 본인들은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교사들 다 모아서 기소하고 처벌했으면서 이번에 본인들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수사하고 기소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또 윤 총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 장관 등이 대립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윤 총장이 수사로 정치를 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대통령의 임명권에 저항을 한 거고 대항을 한 거고 국정운영에 수사로서 개입을 한 것이다. 차기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의 노릇을 한다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윤 총장 측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징계위원 기피신청에 대해서도 “법률적으로 이유가 없는 건데 흙탕물을 일으켜서 자기의 정치적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그런 정치적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연주 변호사가 발간한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는 검찰을 떠난 이 변호사가 검찰의 내부관행을 고발한 내용을 담았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쓴 이 변호사는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인천지검 검사로 임관해 1년 정도 근무한 뒤 사직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 내 내부고발자로 통하는 임은정 검사와 사법연수원 30기로 동기다.

책 출간 후 이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수사로 정치를 했다”, “공수처가 생기는 것이 마땅하다”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이 책은 추 장관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 9일 오후 9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를 시작하자 꺼내 들어 주목을 받았다.

수많은 언론사 카메라가 즐비한 본회의장에서 국무위원이 독서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날 추 장관은 회기가 종료되는 10일 0시까지 책을 읽으며 자리를 지켰다. 김 의원 필리버스터 중 추 장관은 카메라 앞에서 책에 연필로 줄을 치기도 했다.

추 장관이 밑줄 친 부분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다. 이는 2012년 있었던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정면충돌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한 전 총장은 뇌물수수·성추문 사건, 중수부장 감찰 파문 등으로 개혁 요구가 일던 검찰 조직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일선 검사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결국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추 장관으로부터 윤 총장 징계 의결 결과를 보고받은 뒤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임면권자로서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께 매우 송구하다”며 “검찰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혼란을 일단락 짓고 법무부와 검찰의 새 출발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추 장관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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