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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설리번 대사(주 러시아 미국대사)가 오늘 모스크바에서 우리의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며 며칠 안에 러시아측과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서 작성 과정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깊이 관여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이 자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에 10만 병력을 배치하고 동맹국인 벨라루스에도 군사훈련을 핑계로 군대와 무기를 대거 이동시켰다. 언제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형성된 상황이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아마도 지금부터 2월 중순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모든 징후를 분명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측 답신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주요 요구사항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동유럽 지역에서의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과 상호 군사 훈련 억제 등의 대안을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셔먼 미국 부장관은 “러시아는 이번 위기가 자국의 국방, 군사훈련, 무기체계, 안보협정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그것이 사실이라면 투명성을 높이고, 위험을 줄이고,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군비통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상호적인 조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측도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를 통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나토에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을 금지하고 인근 국가에 군사력을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전보장 협정을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대로 이제 공은 러시아에 넘어갔다. 미국과 나토가 제시한 안전보장을 위한 다른 대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인지, 군사 훈련 등으로 긴장감을 높이며 기존 요구 사항을 관철할 것인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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