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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년에는 이 한도가 400만원이었는데, 올해부터는 한도가 700만원으로 늘어났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에 700만원을 넣었다면, 내년 2월 연말정산 때 나라에서 92만4000원(700만원*13.2%)을 돌려줍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정부가 13.2%의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거니까, 결코 작지 않은 수익률입니다.
연간 소득이 5500만원 이하인 직장인이라면 환급을 더 해줍니다. 정부가 이런 직장인에게는 세액공제율을 16.5%로 높이겠다고 발표했거든요. 700만원 한도를 모두 넣었다면 연말정산 때 115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다 이 돈을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생긴 운용수익률은 별도로 또 받습니다.
여기까지는 많이들 아시죠? 그럼 조금 더 들어가 봅니다. 개인연금은 뭐고 퇴직연금은 뭐냐, 싶으신 분들이 있을 텐데요, 일단 개인연금은 은행이나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 민간 금융회사에서 개인이 별도로 든 연금상품을 말합니다. 은행에서 가입했다면 연금저축신탁, 증권이면 연금저축펀드, 보험회사는 연금저축보험이라고 부릅니다.
본인의 투자 취향에 따라 금융회사를 선택하셔서 상품에 가입하고, 최대 400만원까지 자유롭게 돈을 넣으시면 내년 초 연말정산에 약속된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까는 한도가 700만원이라면서 왜 또 400만원이라고 하냐고요? 사실 개인연금의 한도는 400만원으로 제한돼 있고요, 나머지 300만원은 퇴직연금에 돈을 넣어야만 연말정산 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에 700만원으로 모두 넣어도 됩니다만, 개인연금에 700만원을 넣는 건 소용이 없습니다. 400만원까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결국 연금 세액공제 혜택을 최대한 받겠다는 분은 퇴직연금을 꼭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럼 퇴직연금에 납입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릴게요. 퇴직연금을 회사책임형(DB. Defined Benefit)과 개인책임형(DC, Defined Contribution), 이렇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좀 복잡해지죠?
회사책임형(DB형)은 직원들에게 줄 퇴직금을 단순히 금융회사에 맡겨 놓기만 한 것하고 똑같습니다. 이름에 ‘회사’가 들어가 있잖아요? 개인이 관여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회사책임형 퇴직연금이 아직 많습니다. 물론 이 돈이 언젠간 내가 받을 퇴직금이긴 아직까지는 회사의 책임 아래 있는 회사의 돈입니다. 여기다 추가로 돈을 넣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겠죠? 당연히 연말정산 혜택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가까운 금융회사에 가셔서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IRP)를 별도로 만드셔야 합니다. 이건 자신의 퇴직금을 계속 넣어두는 개인통장이 하나 생기는 것하고 비슷합니다. 회사를 퇴사하고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이전 회사의 퇴직금과 새 회사의 퇴직금을 모두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IRP)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건 내 계좌가 생긴 거니까, 이 계좌에 추가로 납입한 돈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액공제 혜택을 줍니다.
만약 회사의 퇴직연금이 개인책임형(DC형)이라면 특별히 새로 할 게 없습니다. 이름에 ‘개인’이 들어가 있는 것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건 이미 개인의 퇴직연금 통장이 생겼다는 걸 의미합니다. 회사는 매년 퇴직금을 그 통장에 넣어줄 뿐 이후에는 회사가 관여하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개인이 투자방식을 선택하고 운용사도 고를 수 있습니다. 운용수익률은 전적으로 개인이 책임지는 겁니다. 그래서 월급이 같아도 각자 운용수익률이 다 다릅니다. 개인책임형 퇴직연금은 이미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이니까, 이냥 이 통장에 돈을 더 넣으면 정부가 연말정산 때 세금을 환급해줍니다.
결국 당장의 세금 환급만 보고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에 무턱대고 뭉치돈을 넣는 건 위험하겠죠? 특히 젊은 직장인이라면 앞으로 결혼이나 아이 육아 때 큰 돈이 필요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내가 넣는 이 돈이 55세까지 전혀 필요 없는 여윳돈인지 아닌지를 꼭 따져보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