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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찬반이 명확히 엇갈리는 주제를 다룬 날은 해당 프로그램이 SNS·온라인커뮤니티를 달군다. 프로그램 밖에서도 시청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남성 직원의 정수기 물통 교체가 역차별이란 사연에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황당하다고 지적한다. 때론 유용한 팁도 제공한다.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은의 변호사는 ‘뜨거운 사이다’에서 성희롱 증거 확보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성 대결을 조장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부적절하거나 자극적인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까칠남녀’ 패널인 방송인 정영진은 “많은 여성들은 남성이 데이트 코스를 짜고 데이트 비용도 내주길 바란다. 넓은 의미로 보면 매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공교롭게도 발언의 주인공은 모두 남성이다. 이들은 대중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를 편집 없이 내보낸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제작진부터 출연진까지 남성 중심인 방송가에서 문제를 찾았다. KBS2 ‘1박2일’,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 전원 남성 MC로 꾸려진 프로그램은 많지만, 전원 여성 MC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고작이다. 그나마도 지난해 7월 론칭했다.
‘뜨거운 사이다’를 연출하는 문신애 PD는 “시대적인 부름이 아닐까 싶다”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다채롭게 다루려는 시도가 있고, 뷰티·패션 브랜드들은 페미니즘 마케팅을 펼친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