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vs개저씨]④‘뜨거운 사이다’&‘까칠남녀’…TV, 여성을 말하다

  • 등록 2017-09-15 오전 6:00:00

    수정 2017-09-15 오전 6:00:00

사진=온스타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남성 중심 방송가에 반기를 드는 TV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EBS ‘까칠남녀’와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다. ‘까칠남녀’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 역할에 대해 토론한다면, ‘뜨거운 사이다’는 현안에 대해 여성 MC들이 이야기를 나눠본다. 그동안 배제됐던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단 공통점이 있다. 직장내 성차별부터 ‘맘충’(진상 엄마를 벌레에 빗댄 비속어)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두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찬반이 명확히 엇갈리는 주제를 다룬 날은 해당 프로그램이 SNS·온라인커뮤니티를 달군다. 프로그램 밖에서도 시청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남성 직원의 정수기 물통 교체가 역차별이란 사연에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황당하다고 지적한다. 때론 유용한 팁도 제공한다.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은의 변호사는 ‘뜨거운 사이다’에서 성희롱 증거 확보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성 대결을 조장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부적절하거나 자극적인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까칠남녀’ 패널인 방송인 정영진은 “많은 여성들은 남성이 데이트 코스를 짜고 데이트 비용도 내주길 바란다. 넓은 의미로 보면 매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방송가에선 성(姓)차별적 발언이 고민 없이 오갔다. 유세윤·장동민·유상무 등 옹달샘 멤버들은 2015년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처녀가 아닌 여자는 참을 수 없다” 식의 발언을 해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인피니트 성규는 2013년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비하인드 영상에서 “여자 나이 서른이면 요물이죠”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직후 사과했지만 두고두고 회자됐다.

공교롭게도 발언의 주인공은 모두 남성이다. 이들은 대중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를 편집 없이 내보낸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제작진부터 출연진까지 남성 중심인 방송가에서 문제를 찾았다. KBS2 ‘1박2일’,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 전원 남성 MC로 꾸려진 프로그램은 많지만, 전원 여성 MC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고작이다. 그나마도 지난해 7월 론칭했다.

그런 의미에서 ‘까칠남녀’와 ‘뜨거운 사이다’는 고무적이다. 주변인에 머물던 여성을 전면으로 내세우거나 남성과 동일 선상에 올려놨다.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이나 비난을 떠나 가치 있는 도전이란 평가다. 여성의 시선을 반영하거나 의식하면서, 그동안 방송서 다룬 적 없는 새로운 논의가 이뤄지고, 성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사이다’를 연출하는 문신애 PD는 “시대적인 부름이 아닐까 싶다”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다채롭게 다루려는 시도가 있고, 뷰티·패션 브랜드들은 페미니즘 마케팅을 펼친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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