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메르스 상처..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 등록 2015-10-02 오전 7:00:00

    수정 2015-10-02 오전 7:00: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에서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지난달 25일 넉달여만에 퇴원했다. 총 1만명이 넘는 격리자와 186명의 감염자, 36명의 사망자가 발생, 국내 보건 의료체계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던 메르스 사태는 이제 시민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그러나 의료업계는 여전히 메르스 후유증에 신음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 동네 의원과 병원급 의료기관 등 의료계가 입은 직·간접적 피해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한다. 아직 피해보상을 온전히 받지 못한 병원들 중 일부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사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매년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 환자들의 발길도 주춤하다.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유치한 외국인 환자는 총 26만 7000명으로 6년 전인 2009년보다 4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진료수익은 약 10배나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이후 메르스 공포로 병원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성형외과들이다. 지난해 국내 성형외과들이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벌어들인 진료수입은 총 1253억원. 그러나 올해는 1000억원대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강남 A성형외과 원장은 “중국 등 해외 환자들이 성형 진료를 받기 위해 오면 수천만원씩 쓰는 경우가 흔했지만, 지난 6~7월에는 단 한명의 외국인 환자도 받지 못했다”며 “조금씩 다시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올해 매출 급감은 불 보듯 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의료한류의 불씨를 뒤살리기 위해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서 잇따라 의료한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지인들의 외면으로 속빈 강정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반면 정부는 정작 가장 중요한 감염병 관리 컨트롤타워 부재, 부실한 병원 내 감염관리, 상급병원 쏠림 등 현안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한 대책과 정책제언에 그치고 있다. 위기에 놓인 병원들이 원하는 것은 단기 매출 회복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 회복이라는 점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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